(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노요빈 기자 = 공모주 청약에서 카카오게임즈가 2개월 만에 증거금 신기록을 경신해 돌풍을 일으키면서 채권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간 청약 증거금으로 58조 원 남짓이 몰려 역대 최고치보다 두 배가량에 이르는 자금이 움직였고, 단기자금시장과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입찰에까지 파급 효과가 전해졌다.

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주관하는 3개 증권사에는 총 58조5천543억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들어왔다.

이처럼 대규모 증거금이 한꺼번에 청약으로 몰리면서 이틀간 발생하는 자금의 움직임에 따라 단기자금시장 내 수급 여건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주관사는 이틀간 증거금을 가지고 오는 4일 납입대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되돌려준다.

우선 주관사의 증거금이 유입되는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ㆍ레포) 등 초단기 유동성 공급은 강세를 보였다.

전일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ㆍ레포) 금리가 오후 4시 기준 0.35~0.37%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일 레포 금리가 0.55%에 체결된 것과 비교하면 20bp가량 강한 수준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카카오게임즈 공모로 인해 단기 레포 잔고만 늘어나고 단기물 자산 상황은 좋지 않다"며 "자금이 다시 돌아오면 만기가 짧은 크레딧 금리는 반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대로 증거금 인출로 인해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서는 자금 유출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청약 첫날인 지난 1일 전체 CMA 잔고는 전날보다 6조4천억 원가량 급감한 54조5천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단기물 채권의 주요 수요처로 꼽히는 이들이 자금 소요에 대응하면서 상대적으로 단기 크레디트물 수급 상황은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공모주 청약을 하면 MMF 자금이 빠져 단기 크레디트물과 기업어음(CP) 매도가 많이 나온다"며 "어제도 엄청 심해 아침부터 매도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전일 한국은행의 통안채 입찰이 다소 약하게 진행됐던 부분에도 빠듯한 자금 사정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일 입찰에서 통안채 2년물은 0.870%에 2조2천억 원 낙찰됐다. 이는 같은 날 통안채 2년 금리가 0.845%에 고시된 것과 비교하면 25bp가량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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