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매출 충격을 고려할 때 한계기업 비중이 올해 21.4%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안정 상황(2020년 9월)'에서 지난해 한계기업이 3천475개로 전체의 14.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계기업은 한은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치다.

미·중 무역 분쟁, 글로벌 성장세 약화, 코로나 19 충격 등으로 기업 경영여건이 나빠졌다. 여기에 코로나 19가 더해지면서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21.4%까지 늘어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208개 늘어났고 대기업은 31개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에서 37개, 자동차 31개, 전기·전자 20개, 건설이 19개 각각 늘었다.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기업이 2018년 768개에서 지난해 838개로 늘었지만 새롭게 한계기업으로 진입한 숫자가 892개에서 1천77개로 더 많이 늘어났다.





지난해 말 한계기업의 여신은 115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3천억원 늘었다. 외부감사기업 여신 중 차지하는 비중도 15%로 1.5%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대기업 여신이 70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1조원 늘었다. 중소기업은 45조원으로 8천억원 줄었다.

올해 상반기 중 여신 현황을 보면, 한계기업 여신 증가는 7천억원에 그쳤다. 비 한계기업 여신은 41조원이나 증가했다.

한은은 "코로나 19 대응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기존 한계기업에 대한 추가 여신을 신중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코로나 19로 한계기업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 매출액이 평균 10.5% 줄어들고, 코로나 19 취약업종의 매출액은 평균 29.5% 감소하는 것을 가정한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2019년 대비 6.6%포인트 상승한 21.4%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이자 상환 유예 등 정책 대응으로 기업의 이자 상환 부담이 완화할 경우 한계기업은 0.6%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한은은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이 전체 외감기업 여신의 22.9%인 175조6천억원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한계기업의 예상 부도확률이 4.1%로 크게 상승하는 등 신용위험도 커졌다.

신용위험은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기업의 자산가치가 1년 이해 상환해야 할 부채 이하로 하락할 확률을 의미한다.

한은은 "코로나 19 영향 등으로 한계기업도 늘어나고 한계기업의 여신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기관은 기업 여신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손실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지원 정책으로 신용위험이 이연되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재무 지표를 기초로 평가한 기업의 신용위험이 실제보다 과소 평가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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