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임하람 기자 = 국내 중공업체의 초대형 수주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 영향이 주목된다.

달러-원 환율이 최근의 급락 흐름에서 다소 진정했으나, 초대형 수주 소식이 다시 환율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유럽 지역 선주와 총 25억 달러(약 2조8천72억 원) 규모의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중공업이 창사 후 체결한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조선업계가 연말 뒷심을 발휘하면서 수주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에도 1천946억 원 규모의 원유 운반선 3척 수주 소식을 발표했고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2천억 원 규모의 원유 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도 7천226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환시 참가자들은 잇따른 수주 소식은 수급, 심리 측면에서 모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달러-원 환율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외환시장에서 수주 소식은 달러화 매도 물량으로 연결돼 달러-원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수주 소식은 일단 심리적으로 상단을 제한하는 재료다"며 "대부분 수주가 들어오면 빨리 처리하는 편인데, 만약 물량이 나왔다면 더 밀렸어야 했지만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오늘 통화스와프(CRS) 시장은 수급상 균형이 한쪽으로 무너지지 않고 조용한 모습이다"며 "수주와 관련한 재료는 대부분 소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수주 소식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무역 긴장 완화와 세계 교역 증대 기대감 등이 증폭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며 "수주 소식에 코스피도 상승세를 나타냈고 이날 달러-원 환율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수주 소식은 수급적, 심리적인 면에서 모두 환율 하락 요인이다"며 "실제 물량이 바로 나올 때도 있고, 늦게 나올 때도 있으나 심리적으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업체들은 주로 수주한 후에 선물환으로 헤지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수급상으로는 달러 매도 재료다"며 "외환시장에서도 재료를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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