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이 감산 정책과 관련한 결정을 연기하면서 하락했다.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9달러(1.7%) 하락한 44.5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OPEC+ 정례 회동의 감산 정책 결정에 시선을 집중했다.

OPEC+는 당초 이날 전체회동에서 감산 정책 관련 최종 결정을 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오는 3일로 이틀 미뤘다.

회원국들이 여전히 감산 정책의 수정에 대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의미다.

당초 시장에서는 OPEC+가 올해 말까지로 예정된 하루평균 770만 배럴 감산을 내년 1분기로 석 달 정도 연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OPEC+은 1월부터 하루 200만 배럴가량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었지만,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이를 연기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회담이 시작된 이후 산유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산유국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비(非)OPEC 산유국의 맹주인 러시아는 점진적인 증산을 주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연초 몇 달간 현 수준 감산을 유지하는 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가 이례적으로 정례회담을 연기하는 상황까지 펼쳐지면서 감산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산유국들이 현 수준 감산 기간을 짧게 연장하는 방안 등으로 접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산유국 간의 결속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이 종종 나왔던 점도 불안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기존의 감산 정책 이행과 관련한 논란도 회원국 간의 갈등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와 미국 부양책 협상 재개 소식 등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유럽의약품청(EMA)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EMA는 늦어도 이달 말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의 초당파 상원의원들이 약 9천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 법안을 제시하면서 부양책 협상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났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도 이날 부양책 및 예산안 관련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취임 전에 통과되는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부양책에 대한 기대 등으로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이 예상에 미달할 경우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에드워드 마샬 트레이더는 "투자자들은 3개월 감산 연장을 이미 가격에 반영했다"면서 "OPEC이 한두 달 감산 연장을 결정한다면, 브렌트유는 순식간에 배럴당 44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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