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거시경제·채권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8월) 기준금리를 현 3.50%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는 데 견해가 일치했다.

헤드라인 소비자물가가 2%대 초반까지 낮아지는 등 안정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금융불안 우려가 여전한 만큼 금리 추가 인상의 명분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해외 통화정책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 차례 정도 더 금리를 올릴 수 있지만, 마무리 국면이란 평가다.

다만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와 하반기 경제의 개선 전망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도 어렵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전환 시점에 대한 기대도 늦춰지는 중이다.

이에따라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1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5월 설문에서는 39%가 연내 인하를 내다봤었고, 7월 설문에서는 해당 비율이 24% 수준으로 떨어졌던 바 있다.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갈수록 후퇴하고 있는 셈이다.

◇19명 전원 "동결" 의견 일치

연합인포맥스가 18일 국내외 금융기관 1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준금리 전망치(화면번호 8852)에 따르면 기관별 전문가 전원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에서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시장 전망치 추이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852)

 


상당폭 진정된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2.3%에 그쳤다. 한은은 8월 이후 CPI가 다시 올라 연말 3%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는 있지만, 당장 2%대 물가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

새마을금고 사태 등 부동산PF와 연계된 금융불안 위험이 여전하다는 점도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최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달러-원 환율이 추가 긴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경계심은 제기된다.

다만 환율도 지난해보다는 안정적인 만큼 당장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삼성증권의 김지만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부동산 관련 부실이나 연체율 상승 등 위험요인을 감안하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과 물가 전망의 경우 수정 없이 기존과 동일할 가능성 높아 보인다"면서 "연말까지는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화투자증권의 김성수 연구원은 ""물가의 급등 가능성은 희박해졌고, 경기는 개선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기준금리는 올릴 필요도, 내릴 필요도 없는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김선태 연구원은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에도 달러-원 환율이 1,350원대만 지켜진다면 한은의 동결 기조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환율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볼 때 환율의 상승세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다소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후퇴하는 연내 인하 전망…90%가 "동결"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란 기대는 한층 더 강해졌다.

전문가 19명 중 17명(89%)은 올해 내내 기준금리가 동결돼 연말에도 3.50%가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연내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 전문가는 2명에 그쳤다.

국내 가계부채가 다시 빠르게 증가하는 데다, 하반기에는 국내 경기도 반등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기본 전망인 탓이다. 최근 중국이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허가한 점도 경기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고 있는 점도 금리 동결 지속을 지지한다.

환율 시장 상황 등도 감안하면 금통위의 매파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유지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금리인상의 인플레이션 안정화 효과가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추가 인상 요인은 현재로서는 강하지 않을 것이나, 그와 동시에 가계부채 문제를 감안하면 가까운 시기에 정책 스탠스를 인하로 변경하기도 이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동안 현재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안재균 연구원은 "7월 CPI가 전년비 2.3%로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8월 동결을 예상하지만, 가계부채가 4월 이후 월평균 4.6조원씩 늘어나고 있어 매파적 금통위에 대한 우려는 잔존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8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전망하나 매파적 코멘트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및 연착륙 여부 등 판단이 필요하고, 환율 변동성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인상 가능성을 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내 금리 인하가 가능한 요인으로는 중국 경제 및 금융시장 불안이 꼽혔다.

키움증권의 안예하 연구원은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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