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오는 19일로 예정된 풋옵션 분쟁 관련 2차 청문을 앞두고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신창재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재차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9일 보험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 구성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최근 신 회장의 성북동 자택과 회장실을 찾아 실물주식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

신 회장의 경우 보유 지분 전체를 전자증권 형태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피니티 컨소시엄 입장에서는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한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이러한 행보가 실익을 위한 차원이라기 보다는 2차 중재 청문을 앞두고 여론전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평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풋옵션 가치평가 과정에 개입했던 어피니티 컨소시엄 임원들이 검찰에 기소되는 등 수세에 몰리자 '맞불'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2차 청문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경우 지난해 9월 열린 지난 1차 청문을 앞두고도 신 회장의 성북동 자택과 배당금, 급여, 일부 지분 등에 가압류를 신청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당시에도 전체 중재 규모를 고려하면 가압류가 갖는 의미가 크지 않았던 만큼, 자금줄 압박보다는 신 회장이 수세에 몰려 있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둔 전략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렇다 보니 이번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행보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효성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목을 끌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 실물주식 확인에 나선 것은 2차 중재 전 여론전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며 "이와 함께 신 회장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풋옵션 분쟁'은 지난 2018년 10월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주주간계약(SHA)를 근거로 신 회장이 기업공개(IPO)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양 측은 풋옵션 행사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현재 2조원대의 중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특히, 그간 비교적 잠잠했던 양 측은 2차 청문이 다가오면서 공방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차 청문을 앞두고 가압류 신청에 나섰을 당시에만 해도 신 회장이 별도의 대응을 자제하면서 큰 갈등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풋옵션의 공정시장가치(FMV) 산출과 관련해 교보생명이 제기한 의혹이 검찰 기소로 이어지면서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부담감도 극에 달한 상태다.

특히, 주력이었던 임원들 다수가 검찰의 기소 대상에 포함된 점은 PE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교보생명은 풋옵션 가치평가 과정을 맡았던 안진회계법인에 대해 엄중한 제재를 요청하는 진성서를 금융당국 등에 제출하며 공세를 강화하기도 했다.

한편, 풋옵션 가격을 두고 중재소송을 진행 중인 신 회장과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국제중재재판소가 주관하는 2차 중재 청문에 참여한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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