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오는 2023년 도입될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보험사들이 잇따라 자본확충 계획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올들어 이미 2조원에 육박하는 자본확충 계획을 내놓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자본확충 계획을 밝힌 곳은 푸본현대생명이었다.

푸본현대생명은 올해 1월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4천580억원)와 후순위채(최대 1천500억원)를 합쳐 6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는 방안을 확정했다.

최대주주인 푸본생명이 참여하기로 한 이번 유상증자 절차는 7월까지 완료될 계획이다. 후순위채의 경우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발행 시점을 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 또한 8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지급여력(RBC)비율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지난 2019년 말 188.46%였던 KB손보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 175.79% 수준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KB손보는 8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다시 RBC비율이 200% 수준으로 뛸 것으로 예상한다.

미래에셋생명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을 활용해 1천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조만간 발행하기로 했다.

최근 대주주 적격성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는 KDB생명 또한 승인이 나오는대로 증자와 후순위채를 포함해 일차적으로 1천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증자 케이스도 늘긴 하지만 여전히 가장 간편한 방식인 후순위채 발행이 주로 활용된다"며 "다만, 보험업에 대한 투자자 인식이 냉랭한 탓에 향후 자금조달 금리가 오를 수 있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2천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던 메리츠화재는 예상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덜 몰리면서 발행금리를 희망금리밴드 상단인 3.4%로 확정하게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거둔 최대실적 등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최근 운용자산이익률이 후순위채 발행 금리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진 탓에 발행 시점부터 금리를 최대한 낮추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된 상황이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 후순위채의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지난해부터는 밴드 최상단에서 금리가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최근 ESG 인증 등을 확보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려는 시도가 있는 것도 결국 투자자 확보에 유리한 전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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