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보인 기자 = 월가 전문가들은 시장의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는 8월 신규 고용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 시간표가 더 늦춰질 것으로 봤다.

미 노동부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8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대비 23만5천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72만 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3일(현지시간) CNBC와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월가의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세가 이번 고용 지표 부진의 주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비페더럴크레딧유니언의 로버트 프릭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주가 팬데믹의 영향을 받아 실직하게 된 사람들의 수가 40만 명 증가하는 등 델타 변이의 확산세는 8월 고용에 확실히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레저와 접객업 고용도 역전됐는데, 이는 바나 레스토랑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9월 델타 변이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한다 해도 일단 이번 달 고용지표는 여전히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경제학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아네타 마르코우스카와 토마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8월 고용 지표) 실패의 원인은 레저 및 접객업 부문의 일자리 증가가 매우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라면서 "(이 부문은) 재개방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망스러운 고용 지표과 테이퍼링에 관련해 언급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CIBC 이코노믹스의 캐서린 저지 이코노미스트는 "이 실망스러운 보고서는 우리가 예상했던 9월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가능성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성장 둔화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 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 발표를 배제하게 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약세 기조가 계속된다면, 테이퍼링은 내년 초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고용 약세 추이는 단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구직사이트 업워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애덤 오지멕은 8월 고용 지표가 시장이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민 반응하거나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회복 국면에서 달갑지 않은 걸림돌이지만, 이는 단지 작은 걸림돌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하버드대학교의 제이슨 퍼먼 교수는 8월의 임금 인상과 계속되는 일자리 증가분은 지난 7월의 급격한 성장만큼은 아니지만, 경제가 여전히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작년과는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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