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기관들의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 중인 가운데서도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이 건전성 유지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추진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사모형태로 1천1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이날 발행한다.

이번 자금조달은 메리츠화재가 지난 2월 말 이사회에서 승인한 영구채 발행한도 3천억원에 포함된 금액이다. 지난 4월 700억원 규모를 발행하면서 메리츠화재는 현재 2천300억원 수준의 영구채 발행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자본성증권까지 합산하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자본확충 총액은 5천억원을 넘어선다.

메리츠화재는 이날까지 발행을 완료하게 될 1천9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외에도 올해 두 차례에 걸쳐 3천86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으며 자본여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다만, 금리 부담이 커지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지난해 4월 메리츠화재가 발행했던 후순위채 금리는 3.4% 수준에 불과했지만, 1년 후인 올해 4월 발행한 영구채 금리는 4.6%로 뛰었다.

영구채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아래인 점을 고려해도 급격히 오른 수준이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더욱 심화하고 있다. 5월 발행한 후순위채의 금리는 4.87%였고, 지난 20일 발행한 후순위채 금리는 5.00%까지 추가로 뛰었다. 이날 찍는 영구채 금리는 5.3%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 제공)




올들어 자본성증권 발행을 최소화하며 체질개선에 집중했던 롯데손보 또한 금리변동성이 극에 달하자 결국 자금조달 시장을 찾게 됐다.

롯데손보는 내달 중 1천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 기존 후순위채의 차환과 자본력 확충 등을 도모할 계획이다.

한동안 자금조달에 나서지 않았던 롯데손보는 수익성 개선과 사옥·롯데렌탈 지분 매각 효과 덕분에 올해 들어 안정적인 수준에서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발행했던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가 5년이 경과해 오는 11월부터 차감 시점에 돌입하는 데다 금리변동성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자본확충 작업에 다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롯데손보 관계자는 "금리 10bp당 RBC 민감도가 0.5%p에 지나지 않아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새 제도 도입 이전에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을 마무리하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원책이 나오긴 했지만 2분기 들어서도 금리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된 점은 보험사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며 "특히 투자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주관사와 인수단의 총액 인수에 기대는 경우가 늘어난 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나섰던 푸본현대생명은 20억원의 투자수요만을 확보하며 발행예정액 1천억원의 대부분을 '주인찾기'에 실패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인수물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발행예정액 대비 500억원 증액한 1천500억원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발행금리는 밴드 상단인 6.2%로 결정됐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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