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29일 달러-원 환율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대규모 국채 매입이라는 긴급조치를 내놓은 영향에 1,420원대로 후퇴해 거래될 전망이다.

BOE의 긴급조치로 영국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락했고, 이에 동반 달러도 상당폭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원의 변동성이 극대화한 가운데 실수급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저점 인식 결제 수요가 우위를 점하면서 장중에는 반등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BOE 조치 효과가 어느 정도 지속성을 보일 수 있을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BOE는 전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0월 14일까지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20년 이상 만기가 남은 국채 50억 파운드(약 53억5천만 달러)를 사들인다. BOE는 또 10월 말까지 양적긴축(QT)도 연기하기로 했다.

전방위 긴축이 필요한 시기에 BOE가 QT를 미루고 오히려 양적완화(QE)로 해석될 수 있는 비상조치를 내놓은 것은 영국 새 정부가 대규모 감세 및 재정확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채권시장에서 극심한 투매 현상이 나타난 탓이다.

BOE의 극약 처방으로 폭등했던 영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이에 동반해 미 국채 금리도 큰 폭 내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밤 25bp 이상 급락했다.

미 금리 하락은 달러의 후퇴도 이끌었다. 달러지수는 114.8 부근까지 치솟았던 데서 112.8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급락으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도 16원 이상 폭락했다.

그런 만큼 이날 장중 달러-원도 큰 폭 하락해 출발하겠지만, 낙폭이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환시는 당국의 강한 압박 등으로 포지션 플레이보다 실수급 위주로 장이 움직이고 있다. 역외 투자자들의 잔여 롱스탑 물량이 유입될 수 있겠지만, 이보다는 저점 인식 결제 수요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근 환시에서는 개장전 마(MAR) 시장에서부터 결제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장중 마플레이 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패턴이 공고해졌다. 특히 목요일은 통상적으로 결제가 많은 날로 인식된다.

BOE 조치의 효과가 이어질 것인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BOE 조치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고강도 긴축에서 물러설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이른바 연준 '피벗'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든 셈이다. 하지만 이는 번번이 좌절을 맛봤던 '신기루'였다.

장중 달러-위안(CNH)의 움직임도 핵심 변수다. 달러-위안은 전일 인민은행(PBOC)이 7.1선 위로 고시환율을 발표한 점 등으로 인해 급등세를 나타냈던 바 있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이후 일방적인 위안화 약세 베팅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내놓는 등 여전한 시장 관리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위안화 약세가 진정된다면 달러-원 상승세도 진정될 수 있다.

지난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8%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97%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05% 상승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원은 급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이 지난밤 1,423.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439.90원) 대비 16.15원 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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