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미국 국채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레벨을 높였습니다.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최근 4.3%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해외 금리가 한단계 레벨을 높이면서 KP물 발행과 국내 회사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피는 기획기사를 2편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기자 = 최근 고공행진 하는 미국 국채 금리를 시작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까지 불거지면서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은 하반기에도 KP물 차환 발행은 견조한 펀더멘털 인식에 힘입어 큰 어려움 없이 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권역에 대한 신용 리스크 경계 심리가 강화하면서 조달 비용은 상승할 수 있다.


◇ 올해 상반기 KP물 견조한 수요…"차환 발행 등 계속될 것"

21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KP통계(화면번호 4270번)에 따르면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KP물 규모는 142억 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작년 만기 규모인 150억 달러가량보다는 적지만, 최근 5년간(2022년~2018년) 평균치인 116억 달러를 약 22%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고공행진 하는 미국 국채 금리와 중국 부동산 경기 우려는 글로벌 시장에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겹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를 모으는 KP물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KP물 차환 등 발행 자체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KP물 발행은 호조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KP 만기도래액은 지난 2018년 이후에 가장 많은 172억 달러였다. 다만 실제로 305억달러 발행되는 등 순발행 규모는 133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KP물(달러채 기준) 발행 금리를 보면 최초제시금리(IPG, Initial Price Guide)보다 평균 30bp가량 낮게 조달했다. 이달 초에 3억 달러 글로벌 본드를 발행한 GS칼텍스도 IPG 대비 금리를 37bp 끌어내렸다.

김준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KP물 발행은 모두 순조롭게 잘 되었다"며 "시장에서 여전히 수요가 타이트하고, 투자심리가 견조해 차환 발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상저하고' 경기 전망에 논란이 많고 통화도 약세 폭이 크지만, 크레디트 시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적 신용등급이나 전망에 대한 코멘트 변화나 이상신호가 없다. 롤오버(만기연장)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기업 달러채 발행 현황


◇ 글로벌 악재에 조달 금리가 변수…中위기에 亞 크레디트물 촉각

하반기 KP물 발행은 조달 금리가 변수로 꼽힌다.

대부분 달러채로 발행되는 KP물 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는 조달 금리 수준과 직결된다. 지난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3286%대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했다. 2년 금리도 5%대를 기록하면서 연고점을 위협했다.

상반기 KP물은 풍부한 기관 투자자들 수요에 발행 금리가 최초제시금리(IPG)에 비해 낮게 형성됐다. 다만 KP물은 미 금리에 연동해 높아진 지표 금리 수준에 더해 신용 스프레드가 높아진다면 조달 비용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아시아권 달러채 스프레드가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중국 경제나 부동산을 향한 위기감이 커질수록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크레디트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은 중국 이슈가 제일 크다"며 "작년 가을 중국 헝다(에버그란데) 사태처럼 아시아물 스프레드 확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이슈로부터 KP 시장이 차별화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위기설에도 국내 발행사의 신용등급이나 전망에 조정이 없다면 그 파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중국물에서 이탈한 자금이 KP물을 대체 자산으로 구분해 유입한다면 반사효과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김준수 연구원은 중국의 신용 경색 우려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확산할지 예단할 순 없지만, 현재로선 중국 신용 리스크가 전이되진 않고 있다"라며 "KP물 수요가 견조한 배경에는 글로벌 아시아 크레디트 펀드에서 중국의 대체재로 한국물 포지션을 늘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기업 조달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부담이겠으나, 원화채를 발행한 이후 환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달러가 필요하다면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 부담이 있더라도 발행하는 편이 낫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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