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등 3고(3高) 우려 속에 중동 정세 불안정이란 변수가 등장하는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악화한 환경이 민생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민생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1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제19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민생 안정을 하반기 정책의 최우선에 두겠다고 밝혔다.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국민들이 느낄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윤 대통령은 추석 명절을 계기로도 장터를 방문해 관계 장관들에게 추석 경기와 물가 관리를 당부했고, 성수품을 직접 구매하며 현황을 점검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민생 경제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3고 현상에 대한 우려는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으면서 최근 달러-원 환율은 연고점을 경신했고, 국고채 금리는 작년 말 수준으로 올랐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최근 4%를 넘어섰다가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4%에 가까운 수준이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1%를 꾸준히 웃돌고 있다.

금리 반등은 가계를 비롯해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소비자 물가는 상승폭이 급등기 대비로는 작아졌지만 지난 8~9월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9월 상승률은 전년 대비 3.7%로 5개월 만의 최대를 찍었고, 무엇보다 체감 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전쟁을 벌이는 중동발 악재까지 터져 경기 불안 심리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동의 정세 불안이 국제유가 급등 및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물가와 민생에도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전날 한덕수 총리와 주례회동에서 "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또다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만큼 민생 물가 안정에 모든 부처가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중동 사태가 시작된 직후부터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에 대해 거듭 언급하면서,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라고 했다.

부산 수산물 시장 상인 격려하는 윤석열 대통령
(부산=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부산 민락어민활어직판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3.9.14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3고 리스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민생에 부정적인 대외 여건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대통령실도 대책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전략 산업 육성이나 규제 완화 등도 필요하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을 필요성에 대해서도 절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통령실은 최근 '따뜻한 경제' 일정에 대해 소개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물가나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서 민생 부담을 덜어줄 정책들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정부와 여당이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를 통해 일부 민심을 읽은 데 따른 후속 조치의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

대통령실을 필두로 정부는 민생 경제에 초점을 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들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심한 결과를 발표할 시점이나 방법은 조율 중인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열기 시작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초 비상경제민생회의가 신설된 취지에 맞게 비상한 민생경제 상황을 살피는 회의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따뜻한 경제' 관련 일정의 진행 시기나 방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가는 중"이라며 "현재 확답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국고채 3년·10년물 금리·소비자 물가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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