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내년부터 국내주식 일반거래증권사를 기존보다 10개 축소하기로 한 국민연금이 어떤 증권사를 가려낼지 본격적인 평가를 시작했다.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증권사 법인영업(홀세일)본부와 리서치본부는 국내주식을 140조원 가까이 운용하는 초대형 고객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막판까지 사활을 건 경쟁에 온 집중을 다 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날까지 국내주식 일반거래증권사를 선정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 활동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했다.

기존 제출 마감일인 11월 30일보다 일정이 뒤로 밀렸다.

이번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세부 평가 항목 가운데 '환경' 관련 기준이 추가되면서 증권사들의 문의가 쏟아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ESG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을 안내하면서 기존보다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지위를 차지하는 건 증권사 홀세일본부와 리서치본부의 가장 중요한 업무다. 국내 주식시장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은 관련 본부 내에서 크게는 대부분의 수익을 차지하는 고객이다.

이번에 유난히 민감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내년부터 그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증권사가 36개사에서 26개사로 축소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각 증권사에 내년 상반기 국내주식 일반거래증권사를 등급별로 1등급은 8개에서 6개, 2등급은 12개에서 8개, 3등급은 16개에서 12개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그러면서 ESG 평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선정 평가기준을 변경했다.

주식운용·운용전략·수탁자책임 등 정성평가 배점을 기존 20점에서 15점으로 내리고, 책임투자 및 사회적책임 배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올렸다.

세부적으로는 ESG 관련 보고서 발간 건수를 평가하는 책임투자보고서 배점을 2점에서 4점으로, 사회적책임 평가항목 이름을 ESG경영으로 바꾸면서 배점을 3점에서 6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었다.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평가항목에서 ESG 중요성이 커지면서 수탁자책임실 주관 간담회도 진행됐다.

연말 임직원 인사를 앞둔 만큼 증권사 홀세일본부와 리서치본부에서는 국민연금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지위를 유지하느냐 여부가 더욱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국민연금 평가기준 변화에 맞춰 리서치본부에 ESG 전문 연구원을 영입하거나, 홀세일본부에 국민연금 국내주식 전담 운용역을 영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재무안정성 평가 기준에서 '조정유동비율'이 추가되면서 재무 담당 부서에 해당 비율을 관리해달라고 특별히 부탁한 곳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어쩔 수 없이 국민연금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선정에서 탈락하는 증권사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담당 헤드는 잘려 나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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