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국민연금공단의 내년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대폭 축소로 증권사 법인영업본부는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장 큰 고객을 지키거나 잃게 될 기로에 놓이게 됐습니다. 반년 넘게 국민연금 수성전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던 만큼, 그 결과에 대한 안도감과 실망감도 배가 됐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국민연금 수성전 관전 포인트를 다룬 3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증권사 법인영업본부 가장 큰 고객인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의 내년 국내주식 거래증권사를 대폭 줄이기로 한 이후 금융투자업계에는 6개월 넘게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드디어 뚜껑이 열린 수성전에서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이 낙마하면서 '설마 대형사가 떨어지겠어'라는 예측과 빗나간 결과가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예고됐던 이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은 내년 상반기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선정결과를 공지했다.

직전보다 14개사가 줄어들었다. 일반거래가 36개사에서 26개사, 사이버거래가 7개사에서 6개사, 인덱스거래가 18개사에서 15개사로 줄었다.

일반거래 증권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UBS증권, 교보증권, JP모건증권, 흥국증권 등이 탈락했다.

인덱스거래 증권사 목록에서는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제외됐다.

사이버거래에서 탈락한 증권사는 상상인증권이었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한 곳은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다. 직전 1등급이던 두 증권사가 전 영역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NH투자증권이 국민연금 거래증권사에서 모두 제외된 건, 주로 중소형사들이 낙마할 것이란 전망과 빗나가는 결과였다.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부동산 경기 침체 직격타를 맞은 중소형 증권사는 일반거래증권사 정량평가 내 재무안정성이 불리한 편이다.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과정에서 리서치센터나 주식운용역 대한 투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일반거래 증권사 정량평가 내 가장 큰 배점인 35점을 차지하는 리서치 관련 평가와 그다음으로 중요한 매매실행 및 기여도 평가에서 불리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다른 어떤 증권사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넓은 커버리지(분석 대상)를 보유한 하우스로 정평이 난 곳이다.

모든 기업 분석자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심층 기재하는 등 새로 도입된 책임투자 및 ESG경영 평가항목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순자본비율, 고정자산비율, 재무레버리지, 자기자본, 조정유동비율 등 재무안정성에서도 큰 감점 요인은 없다. 자기자본 7조원대 자본력을 가진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기준 순자본비율은 1895%에 달한다. 조정유동비율은 지난해보단 하락했지만, 102.9%로 규제비율을 넘겼다.

그런데도 탈락 증권사로 이름이 오른 건 '페널티' 영향일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NH투자증권 투자은행(IB) 부서에서 국민연금 관계자와의 인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영업활동을 벌인 일이 밝혀지면서 국민연금과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1등급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도 3등급까지 급락했다. 한투증권 역시 아쉬운 결과를 받은 대형사다. 거래증권사에 포함된 증권사 가운데 등급별 자리가 줄어들면서 1등급씩 하향된 증권사는 다수 있었지만, 그 이상 급락한 곳은 한투증권이 유일하다.

한투증권의 올해 3분기 기준 조정유동성비율이 100%를 하회하면서, 새로 도입된 2점짜리 조정유동비율 평가에서 감점을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6개월 내 감독기관 제재가 있었던 점도 감점 요인이다. 불건전 인수행위 금지 위반 등으로 과태료 4천만원 조치가 있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공단 제공]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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