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 "얼라인 후보 철회해야" vs 얼라인 "주주도 증원 찬성"

김기홍, 얼라인 후보 '도덕성' 발언에 주주 설전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JB금융지주의 비상임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최대 주주인 삼양사와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총회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례적으로 주총장에 등판한 삼양사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비상임이사 후보의 자격 요건을 지적했고, 얼라인 측은 이사 선임안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며 날선 반격에 나섰다.

특히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얼라인이 추천한 후보에 대한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주주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삼양사 "얼라인 후보는 이미 2곳 사외이사…자격 요건 명확히 해야"

28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JB금융 주총에는 김지섭 삼양홀딩스 CRS실 부사장이 참석했다.

김 부사장은 JB금융 비상임이사로 삼양사의 대리인으로 주총장에 나왔다.

김 부사장은 "삼양사는 공개적인 석상에서 의견을 말하는 않는 회사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나왔다"고 운을 뗀 뒤, "주주들이 현행 비상임이사 1인 안건을 찬성했기 때문에 얼라인 측이 비상임이사 주주제안을 철회할 수 있는지 제안한다면 받아줄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기이사는 두 곳까지 허용되지만 이남우 후보가 이미 두 곳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하는 만큼 그 상태에서 후보를 추천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있다"며 "투표 전 사외이사로 역임하는 곳에서 사임할 의사가 있는지 사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이남우 후보가 SBS와 한솔홀딩스 사외이사를 하고 있는데, 이곳의 자격요건에 변화가 있는 것이지 JB금융의 비상임이사 요건과는 무관하다"며 "선임될 경우 둘 중 하나를 사임하겠다고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심정적으로는 김지섭 부사장과 이남우 후보가 둘 다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증원 안건에도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을 많이 행사했다"며 "무책임하게 철회할 순 없고, 이남우 후보가 선임되더라도 임시 주총이나 이사회 결의로 비상임이사를 추가해 김 부사장도 선임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사장은 "이 대표가 확인했다고 하지만, 주주에게 명백히 말한 것은 없다"며 "사퇴 의사가 있는지 확실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주총을 잠시 정회했고, 이남우 후보가 기존 선임된 사외이사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뒤 주총을 재개했다.

◇얼라인 후보 '도덕성' 언급한 김기홍…주주 "편들지 말라"

이날 주총에서는 김기홍 회장이 이남우 후보의 '도덕성'을 지적하자 주주와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회장은 주총 정회 전 "이남우 후보를 지배구조 전문가라고 소개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나오면 안 된다"며 "상장사에 책임 있는 이사가 주총에서 본인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가, 다른 곳 이사로 선임해 기존 직책을 사임하는 경우 도덕성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전문가라면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이나 기존 이사직 사퇴에 따른 이사회 공백 문제에 대해서 사전에 대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후보자 전체의 사정을 모르는데 도덕성까지 언급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SBS와 한솔홀딩스 요건 문제지, JB금융에 미리 알려줬어야 하는 것에는 의문이 있다"고 반박했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김 회장에게 "SBS나 한솔홀딩스의 문제이지 JB금융 비상임이사 선임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이걸 공개적으로 말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도덕성을 거론하면서 진행하는 것은 공평해야 하는 의장으로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또한 "주총장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전 궁금했다면 물어볼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후보 개인의 명예도 있는데 이런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회장은 "후보 개인의 도덕성을 말한 것이 아니었고 그렇게 오해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중립적인 상황에서 총회를 진행하고 있고, 편파적으로 진행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이날 주총 마무리 발언에서 "이남우 후보에게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는데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사과하며 "이 대표도 그간 이견과 논란이 있었지만, 기본 방향성은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사회나 경영진과 대화 자리를 요청하면 적극 응하겠다"고 말했다.

 

 

sylee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7시 3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2024 주총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