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글로벌 강달러에 연고점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4.2 ondol@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금융지주의 실적에도 관련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환율 상승에 따라 외화부채의 평가액이 외화자산보다 늘어나게 되는 영향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하나금융지주가 하나금융은 700억~800억원, 기업은행은 500억원, 우리금융지주는 200억원 안팎의 외화환산손실을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산손실은 외화로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부채를 원화로 환산할 때 발생하는 회계상의 이익과 손실이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부채의 평가액이 외화자산보다 늘어나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환율이 내리면 환차익이 생기게 된다.

은행권에서는 특히 하나금융이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과 합병하면서 외화자산·부채가 많이 늘어난 데 따라 다른 은행보다 환율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일보다 1.7원 오른 1,354.9원에 거래가 마감되며 지난해 11월 1일(1,357.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1분기 말에는 1,347.20원에 거래가 마감되며 지난해 말 1,288.00원 대비 4.6% 상승했다.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은행권도 환위험을 덜어내기 위해 외화채 발행 등으로 환노출 규모를 줄여가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1년 10월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해당 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관련한 지속가능채권으로, 연 3.5% 고정금리로 발행됐다.

외화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경우 최초 발행시 환율이 고정된 상태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는 동안 분기·연말 결산 시마다 최초 발행 당시 환율로 평가한다.

만기까지 고정된 값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오픈 포지션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기존처럼 외화자금을 차입할 경우 투자시점 대비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환차익·환차손이 발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역시 공모 달러화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1월 흥국생명이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번복하면서 신종자본증권과 같은 한국물 자본성 증권은 발행이 중단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신한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은행권도 잇따라 공모 달러화 채권 발행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관계자는 "외화채 발행 등으로 환노출 규모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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