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적자에 채산성 입증 쉽지 않아…"인수자 등장 쉽지 않을 것"

 

위메프·티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 절차 신청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으나 사업 영위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기간이 길었던 데다 이커머스 경쟁 강도를 고려하면 수익을 낼 여지가 희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회생 인수·합병(M&A) 역시 이커머스 시장 상황에 비추어봤을 때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산금 지연 사태를 겪고 있는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앞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신청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고객과 파트너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큐텐 보유 해외자금 유입, 큐텐 자산과 지분 처분, 담보를 통한 신규 자금 유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장문 발표 이후 바로 기업회생 절차를 밟을 정도로 상황은 급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구영배 대표는 전일 국회 정무위 현안 질의에서 "각 사에서 버틸 수 없다고 했고 가처분신청도 들어오고 있어 반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업회생은 사업을 이어가는 가치가 청산하는 가치보다 크다고 인정받을 경우 법원의 관리 감독하에 채권 집행 등을 금지해 영업을 보전하는 제도다.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되려면 법원으로부터 채산성, 즉 이익을 남길 여지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 상황은 이런 법원의 판단 기준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

티몬은 지난 2019년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왔다. 2019년 기준 영업손실 753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022년에는 그 규모가 1천526억 원까지 늘었다. 매출은 같은 기간 1천752억 원에서 1천205억 원으로 줄었다.

위메프 역시 지난 2019년 758억 원 영업손실을, 지난해에는 1천억 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4천653억 원에서 1천268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를 고려하면 회생 M&A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커머스 업계 전반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SSG닷컴은 124억 원의 영업손실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부문 역시 22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기업들의 국내 진출로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역시 유통업계 업황 악화 요인 중 하나로 C커머스 진출을 꼽았다.

기업회생 전문 한 변호사는 "몇 년 동안 계속 적자를 이어왔던 터라 외부 자금, 즉 회생 M&A 말고는 사실상 방법이 없을 것"이라면서 "이 역시 쉽지는 않은 게 이커머스에서도 결국 살아남는 회사들이 아마존, 알리와 테무 정도밖에 없고 나머지는 버틸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내달 2일 티몬과 위메프 두 회사의 대표를 불러 자금조달 계획을 심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 29일 기업회생 절차를 밟겠다고 공언하면서 신(新) 자율구조조정 지원프로그램(ARS 프로그램)을 신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강제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먼저 기업과 채권자가 구조조정을 자율적으로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법원은 회생절차 여부를 판단한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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