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에는 "근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완화"

"돼지고기·설탕 등에서 업체 간 담합 있어…현재 심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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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여당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울 수 있게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의를 두고 특별법을 통한 한시적 개정이 바람직하단 뜻을 밝혔다.

최근 불거진 금산분리 완화를 두고는 근간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설탕 등 일부 원자재 대상으로 기업들의 담합 행위가 실제 있었고, 현재 이를 심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25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의에 대해 "굳이 공정거래법을 개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지금 준비 중인, 예를 들어 반도체 특별법이라던가 다른 특별법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자체 자금 조달 여력이 일부 규제 때문에 어렵다면 특별법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공정거래법은 일반법이기 때문에 이를 개정하는 것보다는 특별법을 한시적으로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여당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일각에서는 SK그룹만 혜택을 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오픈AI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는데, 그 주문을 소화하려면 막대한 설비 투자가 요구된다. SK만 현재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있어 그 수혜를 입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다만, 주 위원장은 "SK 외에도 다른 기업이 (혜택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산분리 완화를 두고는 근간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대기업 경제력 집중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그 부작용을 방지할 규제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주 위원장은 "평균적으로 40여 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지배하는 그리고 2세, 3세, 4세에 세습하는 아주 비정상적인 선진국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 주력 기업들이 기술혁신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인센티브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산분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남아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국민성장펀드가 투자될 수 있는, 만약에 어떤 규제 때문에 그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좀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저희는 어떻게 보면 AI(인공지능) 생태계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글로벌 공급망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구글, 오픈AI 등의 회사들이 우리 기업들과 협력을 구체화하게 되면 우리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진다. 사업전망도 좋아지기에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기업의 설탕 등 원자재 담합 의혹을 두고는 실제 담합 행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돼지고기와 설탕 품목에 대해서 업체 간 가격 담합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우리 조사 결과 판단하고 있다"면서 "심의 과정을 통해서 최종적인 위법 여부, 그리고 제재 수준까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담합 조사의 경우 제과 등 가공품까지 확대하기보단, 원자재 중심으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는 원자재 위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제과나 여러 음식업 전반으로 담합이 있다면 살펴봐야겠지만, 주로 담합과 관련해서는 원자재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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