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대표
(서울=연합뉴스) 우리금융그룹이 26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우리은행장 후보로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2023.5.26 [우리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개시된 가운데 현 최고경영자(CEO)인 조병규 행장이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포함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행장 재직 기간이 짧았다는 점, 지난해 초 행장 선임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검증을 한 번 마쳤다는 점 등은 조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들이다.

하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과 검찰의 전방위 조사와 수사가 이뤄지고 있고, '현 경영진 책임론'에 대한 당국의 스탠스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은 조 행장의 연임에 최대 걸림돌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는 조만간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롱리스트 선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7일 자추위를 개시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부터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에 우리금융 내 거의 모든 자원과 역량이 집중된 터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전날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의 관련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실 큰 이슈는 되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이달 말 금융당국에 대한 종합국감이 남아있는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감이 종료되지 않아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검증을 타이트하게 하더라도 두 달이면 충분하다. 종합국감 종료 이후 분위기를 고려해 윤곽을 잡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초미의 관심사는 과연 조병규 행장이 롱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을지 여부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내부에선 조 행장이 롱리스트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다만, 금융당국이 제기하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자추위원들의 의사 결정에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금융의 다른 관계자는 "조 행장이 롱리스트에 포함될 지 여부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면서 "롱리스트에 포함된다는 것만으로도 연임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은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당국 조사 결과나 검찰 수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는 배제하고 누구는 포함하고 할 수 있을 지는 어려운 문제다"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입장을 완전히 배제한 채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데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제대로 절차가 계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칫 금융당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면으로 받아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임 회장이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는 조짐이 목격된다"면서도 "우리은행장의 거취에 대해선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칫 연임을 결정한 뒤 조사나 수사 결과 책임질 일이 진짜로 벌어지면 더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쉽지 않은 결정의 순간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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