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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제공]

 

금융의 날 기념식 참석한 김병환-이복현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제9회 '금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29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지주가 추진하는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재차 드러냈다.

내부통제 부실과 조직 내 파벌주의 등으로 인해 합리적 경영 의사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외형 확장에 몰두하고 있는 현 경영진을 직격한 것으로, 동양·ABL생명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인 우리금융에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원장은 29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외형 확장 중심의 경영'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 현 경영진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로 파벌주의를 용인하는 조직문화, 금융사고를 대처하는 안일한 인식,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경영체계 지속 등을 지목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국 건전성과 내부통제 약화를 초래할 위험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결도 없이 현 경영진이 M&A 등의 외형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경고다.

이 원장의 이러한 고강도 지적은 현재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보험사 M&A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이 지적한 '외형 확장 중심의 경영'이 결국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를 확장하기 위한 M&A 과정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1조5천억원 규모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동양·ABL생명의 '패키지 딜'이 대표적이다.

앞서 인수한 한국포스증권 또한 우리종합금융과 통합하면서 지주 입장에서 수천억원대의 자본 수혈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현재 금융위원회 출신의 성대규 단장을 주축으로 30명 안팎의 보험사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너지 창출 방안 도출과 향후 진행될 자회사 편입 신고 준비 등의 업무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는 성패는 결국 금융당국 손에 달렸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금감원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정기검사가 보험사 인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가 3등급 이하로 떨어질 경우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이 원장이 보험사 M&A를 둘러싼 부정적 입장을 거듭 밝힌 점은 우리금융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이번 보험사 인수를 '임종룡 체제'의 숙원사업으로 보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의 경우 올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2조6천591억원)의 95%가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에서 나온 이익이었다.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이 1천2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자회사들 중 의미 있는 실적을 낸 곳은 거의 없다.

통합 후 5위권 생보사로 도약할 가능성이 큰 동양·ABL생명 인수에 공을 들이는 이유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당국과 교감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 이후엔 소강 상태로 접어드는 분위기였지만, 오늘 재차 문제의식을 드러내면서 향후 전망이 쉽지 않게 됐다"며 "종합검사 결과가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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