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혼조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해제가 임박한 가운데 우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기술주는 빅테크와 반도체 관련주 사이에 투자 심리가 엇갈린 가운데 AMD는 강력한 실적 전망에 힘입어 9% 급등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물의 상대적 강세 속에 상승했다.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졌다.(불 플래트닝)
고용정보기업 ADP의 주간 데이터 부진이 하루 늦게 반영된 가운데, 국제유가 급락으로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BEI)이 하락하며 국채가격을 밀어 올렸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해제 이후 발표될 경제지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강세에 일조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소폭 상승했다.
엔화 약세에 오르막을 걷던 달러는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하자 미 국채 금리 하락과 맞물려 보합권으로 되돌아갔다.
엔화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강한 경제를 위해 일본은행(BOJ)과 협력하겠다고 하자 약세 압력을 받았다.
뉴욕 유가는 4% 넘게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세계 원유시장이 내년 소폭의 공급 과잉을 보일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자 유가에 강한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6.86포인트(0.68%) 오른 48,254.8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4.31포인트(0.06%) 상승한 6,850.92, 나스닥종합지수는 61.84포인트(0.26%) 내린 23,406.46에 장을 마쳤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은 사실상 이날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미국 연방 의회 하원에서 임시 예산안이 표결에 부쳐진다. 예산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에 서명하고 연방 정부는 정상적으로 다시 돌아간다.
셧다운 해제로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전통 산업주를 지탱하고 있다. 기술주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는 가운데 금융과 의료건강, 산업, 소비재로 매수세가 몰렸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건강은 1.36%, 금융은 0.9% 올랐다.
셧다운 해제를 앞두고 항공편 취소율이 일주일 내 최저치를 기록한 점도 소비 회복 기대감에 힘을 더했다. 그간 셧다운으로 항공관제사들이 무급으로 일하게 되자 일자리를 이탈하는 경우가 늘어났었다.
은행 업종의 강세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셧다운 해제로 주요 경기지표가 발표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경로가 더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3%, 모건스탠리는 2% 이상 올랐다.
가이드스톤펀드의 조쉬 채스턴트 공공투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현재 역사상 가장 긴 셧다운 기간을 겪고 있다"며 노동 시장의 약세 조짐을 고려할 때 "더 많은 경제지표 발표가 시작하면 분명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스턴트는 "주요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것에서 연방 정부 재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알 수 있다"며 "이날 시장은 일종의 양분된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기술주 내에서도 투심은 엇갈렸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 기업 중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은 강보합이었지만 아마존과 알파벳은 1% 이상 내렸고 테슬라와 메타는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메타는 설비투자 전망치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주가를 계속 짓누르면서 시총이 1조3천억달러대도 위태로워졌다.
반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 위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47% 급반등했다. AMD가 강력한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뒤 기대 심리가 유지됐다.
AMD는 전날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올해 매출을 약 340억달러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회사 전체로 총 연평균 성장률(CAGR)을 35% 이상 끌어올릴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AMD는 이날 주가 상승률이 9%에 달했다.
한편 백악관은 셧다운으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아예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셧다운 장기화로 일부 지표의 집계가 완료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4.6%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엔 33.1%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23포인트(1.33%) 오른 17.51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2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10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4.50bp 내린 4.0660%에 거래됐다. 뉴욕 채권시장은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전날은 휴장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5660%로 같은 기간 2.5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6610%로 4.10b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직전 거래일 52.00bp에서 50.00bp로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유럽 거래에서부터 내리막을 걷던 미 국채금리는 뉴욕 장으로 진입한 뒤 낙폭이 더 확대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한때 4.0550%까지 하락, 장중 기준 지난달 2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휴장이었던 전날 ADP는 지난달 25일로 끝난 4주 동안 미국의 민간 고용이 주당 평균 1만1천25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주 발표된 월간 데이터와는 결이 다른 결과로, ADP의 10월 민간고용은 전달대비 4만2천명 늘어나면서 지난 7월 이후 첫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에버코어ISI의 스탠 쉬플리 채권 전략가는 "시장은 어제 발표된 ADP 수치에 주목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10월뿐 아니라 11월에도 일자리 증가세가 특히 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공식) 데이터가 발표되면 10월은 3만개 정도 감소일 수 있다"면서 "11월에도 또 마이너스 수치가 나올 수 있으며, 그러면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동학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 넘게 급락하며 배럴당 60달러선이 단번에 붕괴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세계 원유시장이 내년 소폭의 공급 과잉을 보일 것으로 전망을 수정한 영향이다.
채권시장에 반영된 10년 BEI는 장중 2.28% 중반대까지 하락했다. 이번 주 들어 2.30% 부근까지 반등한 뒤 미끄러진 것이다.
오후 장 들어 실시된 10년물 입찰은 수요가 부진했다. 장기물 금리는 입찰 결과를 확인한 뒤 낙폭을 다소 축소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42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신규 발행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074%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117%에 비해 4.3bp 낮은 수준이다.
응찰률은 2.43배로 전달 2.48배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 8월 이후 최저치로, 이전 신규 발행 6회 평균치 2.47배도 밑돌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6bp 상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높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다음 날엔 30년물 250억달러어치가 입찰에 부쳐진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오후 장중 가진 브리핑에서 셧다운 여파로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월간 고용보고서는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10월 CPI와 고용보고서가 영원히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민주당은 연방 통계시스템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TD증권의 오스카 무뇨스 거시 전략가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우리는 9월 데이터에 대해서는 비교적 완전한 그림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요한 10월과 11월 데이터는 더 판단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9분께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오는 12월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65.4%로 가격에 반영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2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4.748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4.126엔보다 0.622엔(0.404%) 상승했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이날 앞서 경제재정 자문회의에서 "강한 경제와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경제 발전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는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도 참석했다. BOJ 총재 앞에서 강한 경제를 위한 협력을 당부한 것이다.
달러-엔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영향에 뉴욕 오전 장중 155.044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155엔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스코샤 은행의 에릭 테오레 외환 전략가는 "우리는 12월 BOJ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만, 일부에서는 그 결정이 내년 1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9.487로 전장 대비 0.034포인트(0.034%) 상승했다.
달러는 엔과 파운드 약세와 맞물려 장중 99.709까지 레벨을 높였다.
달러의 방향을 바꾼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월간 보고서다.
이날 OPEC은 내년에 하루 2만배럴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루 5만배럴이 부족할 것으로 본 지난달 보고서와 정반대되는 결과다.
공급 과잉 우려에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2% 급락 마감했다.
달러인덱스는 미 국채 금리 하락과 연동해 장중 99.418까지 굴러떨어지기도 했다.
미 연방의회 하원은 이날 오후 7시께(한국시간 오전 9시) 상원에서 넘어온 공화당 임시예산안에 대해 투표에 부친다. 가결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하면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는 종료된다.
TD증권의 상품 전략 책임자인 바트 멜렉은 "미국 정부가 재개방되고 있으며, 시장은 경제지표 발표를 예상한다"면서 "이 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1303달러로 전장보다 0.00311달러(0.236%) 내려갔다.
영국에서는 키어 스타머 총리 퇴진론이 부상하고 있다.
집권당인 노동당 내부에서 오는 26일 예산안 발표 이후 당 대표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의원 내각제인 영국에서 이는 사실상 총리 교체를 추진한다는 의미다.
정국 불안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1.30830달러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이후 달러 약세와 맞물려 오후에는 회복세를 보였다.
XTB 리서치의 디렉터인 케슬린 브룩스는 "영국 채권 금리는 정치적 혼란을 배경으로 소폭 상승했다"면서 "정치적 혼란이 다시 영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122위안으로 전장 대비 0.0098위안(0.138%) 내려갔다.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4% 넘게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세계 원유시장이 내년 소폭의 공급 과잉을 보일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자 유가에 강한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1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2.55달러(4.18%) 내린 배럴당 5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60달러 선을 단번에 내주면서 4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WTI의 이날 하락률은 지난달 10일(-4.24%) 이후 가장 컸다. 종가는 지난달 21일 57.82달러 이후 최저치다.
OPEC은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비회원 산유국들과 협의체인 OPEC+의 증산과 기타 산유국의 공급 증가로 내년 세계 원유시장이 하루 2만배럴의 공급 과잉 상태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소폭이긴 하지만 전달 제시한 하루 5만배럴의 공급 부족에서 반대 방향으로 전망이 수정된 셈이다.
OPEC은 OPEC+ 원유에 대한 내년 수요 전망치를 이전보다 하루 10만배럴 낮췄다. OPEC+에 소속되지 않은 산유국의 올해 생산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데 따른 것이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일부 원유 판매자들이 구매자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OPEC의 전망이 나왔다면서 "팔리지 않는 (원유) 화물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최전방에서 새로운 가격 곡선이 형성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약하다는 전반적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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