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이클보다 더 길어질 메모리 호황"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JP모간은 향후 6~9개월 동안 많은 (아시아) 기술주의 주당순이익(EPS)가 더 성장한다고 본다. 이들의 밸류에이션은 과도하지 않다."

고쿨 하리하란(Gokul Hariharan) JP모간 아시아태평양 기술·미디어·통신 리서치 공동 헤드는 14일 '아시아 기술 전망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을 포함한 아시아 기술기업 주가가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하리하란 헤드는 "만약 EPS가 향후 2~3분기 동안 달라질 경우 주가가 더욱 우상향할 수 있다"고도 낙관했다.

JP모간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이 내년을 넘어 내후년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대응이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신중한 생산능력 확충은 메모리 반도체 업사이클 기간을 더 늘릴 전망이다. 하리하란 헤드는 "2026년 내내 메모리 가격 인상 이야기가 들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반도체 기업은 내년과 내후년에 모두 두 자릿수 매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리하란 혜드는 "JP모간은 메모리 수퍼사이클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본다"고 했다.

JP모간은 이번 메모리 업사이클이 과거의 호황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메모리 호황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촉발된다. 반도체 제조사가 수요에 맞추어 공급을 늘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공급처가 생산능력을 키우고 공급을 늘릴 무렵에는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때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시작된다.

이번 메모리 호황은 과거의 사이클보다 더 오래 이어진다는 게 JP모간의 분석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메모리 시장의 중심이 범용 메모리에서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옮겨졌다는 사실이다.

하리하란 헤드는 "HBM은 범용 메모리와 달리 고객사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제품"이라며 "준(準)맞춤형 제품으로 테스트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생산을 늘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표준화된 범용 메모리와 달리 HBM은 제조사가 선제적이거나 적극적으로 공급을 늘릴 성격의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과점적인 메모리 제조업계가 과거와 달리 절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과거의 치킨게임을 더 이상 벌이지 않고 생산능력 확충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하리하란 헤드는 "디램의 경우 전 세계에 공급처가 서너 곳이고, 낸드플래시는 이보다 약간 더 많다"며 "전체적인 공급사슬이 생산능력 확충을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메모리 하방 리스크는 갑작스러운 공급 확대다. 하리하란 헤드는 "만약 한 메모리 제조사가 대규모 생산능력 확충 계획을 발표하거나 모든 메모리 제조사가 시장 예상보다 더 생산력을 늘리는 게 리스크"라며 "이는 메모리 구매자의 행태를 바꿔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수요처가 느긋하게 기다리며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하리하란 헤드는 "JP모간이 조사한 결과 내년에는 대규모 공급 대응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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