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수출 회복으로 올해보다 경제성장률 상승
원화 약세가 인플레 자극하면 금리 인상 앞당겨질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우리나라 경제가 내년에 1.9% 성장할 것으로 모간스탠리가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현 수준인 2.5%에서 금리 인하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캐슬린 오 모간스탠리 연구원은 18일 '2026년 한국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1.1%)와 한국은행의 잠재성장률 추정치(1.8%)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가 소비와 수출 등에 힘입어 회복한다는 게 모간스탠리의 분석이다. 오 연구원은 "점진적이긴 해도 꾸준한 소비 회복"을 예상했다. 올해 1.2% 늘어나는 데 그친 민간 소비가 내년에 2.1% 증가한다는 관측이다. 확장적 재정정책·기존의 금리 인하·안정적인 물가상승률 덕분이다.
내년 실질 수출 증가율은 4.0%를 기록할 전망이다. 오 연구원은 "메모리 사이클이 변곡점을 맞이하는 영향으로 강력했던 수출이 다소 식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비(非) 테크 부문의 수출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목표치(2.0%) 부근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오 연구원은 "잠잠한 소비와 글로벌 저유가 등으로 인한 안정적인 공급물가 압력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재정정책에 관해서는 "4년 만에 확장적 재정정책이 완전하게 시행되는 첫해"라며, 재정정책이 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모간스탠리의 의견은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다. 오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최종금리 2.50% 수준에서 금리 인하를 끝냈다고 본다"며 "이 수준은 중립금리 범위인 2.25%~2.75%의 중간지점"이라고 말했다.
모간스탠리는 한·미 무역협정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된 데다 새로운 정부가 선제적으로 재정정책을 펼치며 경제를 떠받쳤기에 한국은행이 더는 금리를 인하할 강력한 유인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주택시장과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는 점도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마무리할 배경이다.
오 연구원은 "2027년 하반기에 물가상승 압력이 생겨나면 한국은행이 마일드한 금리 인상 사이클을 검토할 듯하다"면서 "원화 약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금리 인상 사이클이 1~2분기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예견했다.
정부의 개혁적인 자본시장 정책도 이어질 전망이다. 모간스탠리는 배당소득세·자사주 소각·상속증여세 등과 관련된 개혁이 연속될 것으로 봤다.
오 연구원은 "성인 인구 중 50%가 개인투자자인 가운데 내년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국내 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독려하려는 정치적 인센티브가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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