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간밤 미국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등 위험자산이 크게 부진했다. 기술주 중심의 고평가 논란이 여전한 데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종료에도 경제 지표 발표와 관련한 새로운 불확실성이 부상했고,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7.60포인트(1.65%) 하락한 47,457.2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13.43포인트(1.66%) 밀린 6,737.49, 나스닥종합지수는 536.10포인트(2.29%) 급락한 22,870.36에 장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간밤 임시 예산안에 서명하면서 셧다운은 역대 최장인 43일을 끝으로 해제됐다.
셧다운 종료는 증시에 이미 선반영된 이슈였다. 이에 따라 증시는 자연스레 고평가 우려가 다시 한번 부상했다. 고공행진하던 대형 기술주들이이날 크게 떨어진 이유다.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필리 지수)는 3.72% 폭락했고,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가 3.58%, 브로드컴과 AMD, 인텔, Arm, 램리서치도 5%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필리 지수를 구성한 30개 종목 모두 하락했다.
셧다운 종료가 경제 지표 발표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불안감을 초래하기도 했다. 셧다운은 종료됐으나 연방 관료 체제가 완전히 재가동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일부 지연된 경제 지표는 발표가 되지 않을 수 있으며, 다시 공표되더라도 고용과 물가 등이 오랜 공백 속에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불안감이 커졌다.
BMO 프라이빗 웰스의 캐럴 슐라이프 수석 전략가는 "셧다운 기간 누락된 많은 경제 지표가 여전히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보고서들이 다시 공개되면 물가와 고용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재가동되고 경제 지표 발표도 재개되면서 향후 몇 주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더 약화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으므로 금리를 신중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고,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해맥 총재도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이지 않으면서 추가 완화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약 3% 수준으로 여전히 너무 높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고, 유입되는 정보를 전제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이 비싼 주식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금리가 더 낮아져야 하지만, 통화 당국자들의 발언은 이와 상충됐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많은 경제 지표가 공백 이후 한꺼번에 발표되면서 상황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우려는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도 키웠다.
한편, 미국 주식시장과 함께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도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9만8천선 부근까지 떨어지며 지난 5월 초순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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