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김지연 기자 = 14일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달러-원 환율 안정화에 나서게 된 상황을 주시하면서 환율 상승 기대를 줄여가는 분위기다.
외환·금융당국은 이날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우 시장의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돼 환율 하방 경직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적극 대처할 방침이다.
시장의 이목을 끄는 대목은 외환시장 '큰손' 국민연금과의 논의다.
앞서 달러-원 환율이 치솟았을 때도 국민연금은 당국과 외환스와프를 확대하고 전략적 환 헤지에 나서며 환율 안정을 위해 나선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곧 환 헤지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추가 상승 여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인덱스와 괴리가 점점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대외적으로 큰 변수가 있지 않은 한, 환율의 전 고점인 1,480원선을 뚫고 올라가는 일은 발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과 외환당국이 논의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환율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달러를 보유하려는 성향을 유지하게 되면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환 헤지를 통해 원화로 이익을 많이 얻을 수 있는 타이밍인데, 1,470~1,480원대 레벨에서는 (환 헤지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B은행의 딜러는 "1,450원대 위에서는 국민연금 환 헤지 관련 경계감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국민연금이 현재 환 헤지를 시작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연금이 환 헤지를 재개한다는 추측 속에 기대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매도세 등 달러-원 환율을 밀어 올리는 변수도 있어 국민연금 등판에 따른 하락 효과가 얼마나 지속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1조2천억원어치 이상 순매도 중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어떻게 환율 안정에 나설 것인지 구체화 및 현실화돼야 안정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당국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이 있어 시장의 매수 심리가 진정되는 기미가 있다"면서도 "글로벌 증시 조정과 외국인 자금 이탈 국면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므로 상방 압력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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