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향 이어오다 9월 이후 급등
남은 건 5.3조 소각…생명·화재 선행 매각 필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 매입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기간 주가는 82% 가까이 올랐다. 올해 3분기 간판 사업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등 '인공지능(AI) 붐' 영향이 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1년간 세 차례에 걸쳐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다.
계획을 밝힌 건 작년 11월 15일이었다. 주가 부양 등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었다. '향후 1년 내' 취득을 모두 마치기로 했다.
당시 재계에서 쉽게 전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 취득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역시 삼성'이라는 평가도 따라붙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지난 2015년(11조3천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자사주 취득이었다.
바로 다음 영업일(18일) 곧바로 매입을 시작했다. 일단 3조원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해당 물량은 취득 후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 결의 당시 주가는 5만3천500원(11월 15일 종가)이었다.
계획대로 모든 주식 취득을 마친 건 지난 9월 29일이다. 애초 목표로 삼았던 '1년 내 매입'보다 한 달여 일찍 마무리 지었다.
자사주를 취득한 지난 1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거의 2배 가까이 올랐다.
작년 11월 15일(5만3천500원)과 올해 11월 14일 종가(9만7천200원)를 단순 비교하면 81.68%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본격 기지개를 켠 영향이 컸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첨단 제품에 더해 범용 D램까지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을 보여오다 9월 이후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지난 3일에는 11만1천100원에 마감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건 자사주 소각이다.
임직원 보상용(1조6천억원) 등을 제외한 5조3천억원 규모가 대상이다.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순철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임직원 보상용을 제외한 자사주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주 구성상 자사주 소각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소각 시 주요 주주인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의 지분율이 높아져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분리법)상 한도인 10%를 넘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양사가 필수적으로 사전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적절한 때를 택하기 위해 신중히 처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삼성생명[032830]과 삼성화재[000810]는 지난 2월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앞서 지분 2천800억원 규모를 블록딜 형태로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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