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영업팀에도 일부 북 한도 배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노요빈 기자 = 최근 시장금리가 연일 급등하는 과정에서 레포펀드에 이어 중소형 증권사 채권영업팀이 가진 '딜커북(Dealker Book)'에서 쏟아낸 매도 물량도 금리 발작을 가속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채권운용팀보다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관리가 느슨한 채권영업팀에서 공격적으로 채권을 보유하면서 채권시장 충격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2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여전채(카드·캐피탈채)가 1년물부터 5년물까지 민간평가사 금리 대비 최대 10bp 높게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외신 인터뷰가 갑작스러운 기준금리 인상 우려를 불러일으키면서 시장금리가 상방 압력을 받았는데, 이때 채권영업팀이 보유한 딜커북에서 손절 매도가 쏟아지면서 금리 충격을 키웠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을 운용해서 수익을 내는 채권운용팀 외에도 채권 발행을 주선하면서 수수료 수익을 얻는 채권영업팀에도 일부 북 한도를 배분한다. 발행채권을 셀다운할 때까지 이를 잠시 담아둘 계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브로커들은 해당 북을 이용해서 운용수익을 얻기도 하는데, 이들을 브로커와 딜러를 합친 '딜커(Dealker)'로 부른다. 여전채를 담은 뒤 선물로 헤지하면서 현·선물 차익거래나 캐리수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금리 발작 구간에서 일부 '오버(Over)' 매도 물량 출처로 딜커북이 지목된 것은 이들이 앞서 여전채를 대거 받아오면서 스프레드를 좁힌 주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레포펀드가 여전채를 대거 흡수하면서 스프레드가 좁혀졌고, 이를 딜커북에서도 뒤따라 담으면서 각종 재료에 따른 시장 반응이 극대화되는 현상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A 운용역은 "최근 금리 발작은 브로커들이 경쟁적으로 물건들을 담아서 실수요가 아닌데도 스프레드 눌림 현상이 가속화됐고, 그 부작용으로 지금 금리 상승기에는 급하게 쏟아내느라 매도가 거칠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채권시장에서는 한은 총재 외신 인터뷰 발언 여파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손실 한도를 벗어난 일부 중소형사 브로커들이 본인 현금으로 손실을 일부 메웠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B 운용역은 "레버리지펀드 청산 물량의 영향이 절반이고 영업북 손절 물량도 30%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전체로 보면 2~3조원 정도의 매도 물량이 증권사 영업북에서 나왔다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물량 자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급하게 팔면서 소량으로도 가격 왜곡을 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C 운용역은 "딜커가 쥐고 있는 물량이 투심을 훼손할 정도로 크진 않을 거라고 본다"며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도 급하게 팔면 소량으로도 가격이 많이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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