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에도 내수가 내년 성장률 견인

반도체·IT 성장에도…자동차·철강·석유화학 부진 장기화

"반도체 의존성 강화, 장기적으로 우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내년 한국 경제가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이 지난해보다 부진하겠지만, 내수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 소비·확장재정에 '잠재' 수준 성장…수출은 부진

산업연구원은 24일 발표한 '2026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내년 한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이 1.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 성장률 수준의 수치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0%보다 높아진 것이다. 내년 상반기 2.2%, 하반기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전망의 전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59달러, 달러-원 환율은 1,390원 내외인 시나리오다.

연구원은 "미국발 무역 갈등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이 전년도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감소하겠지만, 소비의 견조한 증가세,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 등으로 내수가 성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민간 소비는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와 금리의 하향 안정화 속에 실질소득과 가계소득 증가, 정부 지원책 등에 힘입어 소비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기업의 자본 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AI 관련 첨단 산업 투자 수요가 지속되면서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건설자재 비용 안정화와 정부의 SOC 지출 확대에 힘입어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누적된 미분양 주택과 주택 입주 물량 감소는 제약 요인으로 지적됐다.

수출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수출은 0.5% 감소한 6천971억달러를 나타내고, 수입은 0.3% 줄어든 6천296억달러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수출액이 처음으로 7천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내년엔 다시 그보다 아래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로써 내년 무역수지는 675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내년도 국내 경제의 대외 변수로는 미국 관세 부담에 따른 거시적 영향, AI 중심 ICT 경기 호조의 지속 여부, 주요국 재정·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이 꼽혔다.

대내에서는 내수 회복의 강도와 지속 여부, 수출 둔화의 정도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 美 관세 본격화…하반기 수출 3.5%↓

내년 한국 수출은 미국의 관세와 미·중 무역 갈등이 압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 부진의 폭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상반기 수출은 2.9% 성장하겠지만, 하반기에는 3.6%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 경제·산업 전문가 1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도 대외 리스크 관련 설문조사 결과도 이번 전망에 담겼다. 대외 리스크를 5대 부문, 28개 세부 요인으로 유형화해 발생 가능성과 위협 정도 등을 물어본 결과다.

내년에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외 리스크로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변화가 꼽혔다. 환율 변동성과 글로벌 실물 경기 부진이 그 다음으로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집계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자동차·이차전지·철강 '흐림'…반도체·조선 '맑음'

주력 산업 중에선 미국 노출도가 높은 자동차,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철강·석유화학·정유 등의 전망이 밝지 않았다.

철강은 글로벌 과잉 공급이 지속되면서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정유는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였고, 석유화학은 수출과 내수의 동시 정체로 저성장·저수익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자동차·섬유는 성장세 정체의 가능성이 있으며 철강·석유화학·정유는 다소의 침체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이차전지는 내수는 증가하지만,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 수출과 국내 생산 위축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정보통신기기·조선·바이오헬스 등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반도체의 경우 현재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되다가 하반기에는 다소 수그러들면서 올해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반도체 수출은 4.7% 증가하겠지만, 이는 올해 전망치 16.6%보다는 낮다.

조선은 LNG와 LPG 운반선 수주가 증가하면서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고, 해외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으론 이처럼 '반도체 주도 경제'가 장기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전반적으로 반도체 의존성이 강화하고 있고, 그에 반해 다른 주력 산업 경쟁력은 상당히 도전받고 있다는 점이 내년뿐만 아니라 길게 봤을 때 우리의 의문"이라면서 "내년은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한 해로 삼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byu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연합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5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키워드

#AI뉴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