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의 남북 관계를 '위험한 상태'로 진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관계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중동·아프리카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를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진행한 동행기자단과의 기내간담회에서 점진적 남북통일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질문에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 이상의 노력, 더 많은 시간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 방문을 앞두고 진행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일은 여전히 우리의 최종 목표이며, 단순한 이상이 아닌 헌법에 명시된 책무"라며 "우리 정부는 일방적인 방식의 통일을 지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간 '흡수 통일 불가'라는 입장과 함께 통일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온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는 참으로 안타깝게도 매우 적대적이고, 대결적 양상으로 바뀌었다"며 "아주 초보적인 신뢰조차도 없어서 아주 극단적인 발언, 또 극단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군사분계선 기준으로 북한이 3중 철조망을 치고 있다. 6·25 전쟁이 휴전으로 끝나고 그 이후 수십 년 동안 안하던 일"이라며 "지난 윤석열 정권 당시에 북한으로 가는 철도도 다 폭파했다. 다시 감시 초소 설치하고, 지뢰 매설한다고 하고, 언제 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 일체 모든 연결선이 다 끊겼다. 대화 접촉 자체를 거부하는 매우 위험한 상태"라며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면 해결할 길이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원래 오른손으로 싸우면서도 왼손으로 악수하고 그러는 게 세상의 이치인데, 여기는 완전히 다 단절했다"며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냐. (그렇다고) 포기하고 강경일변도 정책을 계속할 거냐. 그럼 더 나빠질 것"이라며 "이럴수록 더 인내심을 가지고 우리가 확고한 억지력을 확보하고, 도발을 언제 얼마든지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국방력을 확보하는 게 대전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기반 위에서 소통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길을 열어야 한다"며 "그래도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끊임없이 우리의 선의를 전달하고, 의심하면 한 번 얘기하는 것보다는 두 번 얘기하는 것이 낫다. 끊임없이 노력해서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흡수통일 가능성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도 "흡수해서 뭐 해요. 거기서 생겨나는 엄청난 충돌 어떻게 할 겁니까"라고 반문하며, "엄청난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거냐. 책임도 못 지는 얘기를 정치인들이 쓸데없이 하느라고 괜히 갈등만 격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흡수통일할 생각 없다"며 "통일에 관한 우리의 관점은 일단 대화하고, 평화 공존하고 그다음에 이야기하자"라고 재차 피력했다.

기내 기자간담회하는 이재명 대통령
(앙카라=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24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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