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정지서 기자 =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은행과 카드, 생명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수장들의 거취가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어 회장의 임기는 오는 7월에 끝난다. 따라서 계열사 수장 선임은 새 회장이 취임한 후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다만 은행과 증권 등 주요 계열사 사장의 임기가 오는 6~7월에 만료돼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먼저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어 회장과 같이 오는 7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민 행장이 임기 만료 후 어떤 식으로든 현재 자리를 떠나면 지주나 계열사 임원 등 내부 인사는 물론 능력 있는 외부 인사들도 폭넓게 차기 행장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민 행장은 내부 출신이지만, 전임 강정원 행장은 외부 출신이었다.

최기의 국민카드 사장은 분사 당시인 2011년부터 카드 계열사 수장 직을 맡아왔고,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1년 연임했다.

국민카드는 분사 후 체크카드에 주력해 지난해 NH농협은행을 제치고, 체크카드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최 사장은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성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룹 차원의 경영진 물갈이가 예고돼 있어 앞날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석남 KB생명보험 사장은 삼성생명 상무와 메리츠화재 전무를 지낸 대표적인 외부 인사다.

2008년 8월 선임됐고, 지난 해 6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1년 연장돼 다음 달에 임기가 만료된다.

김 사장이 퇴진할 경우 국민은행 부행장급에서 자리를 이동하는 인사가 날 수도 있지만, 업권 전문가가 다시 사장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 유관기관장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치용 KB투자증권 사장은 다음달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대표로 지내던 시절 비서실에 몸담았던 노 사장은 현대증권과 산은캐피탈을 거쳐 지난 2010년 KB투자증권에 둥지를 틀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김명한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노 사장 체제가 꾸려졌지만 이후 지속된 증시 부진에 KB투자증권은 지난 3년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 온 KB자산운용 역시 수장 교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은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서 10년간 사장으로 지내다 지난 2009년 KB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사장은 취임 3년만에 펀드 수탁액을 4조원 가까이 늘리는 저력을 보이며 KB자산운용을 업계 3위로 도약하게 했지만, 계열 은행의 판매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결과였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조 사장은 다음달에 임기가 끝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사장의 임기가 오는 6~7월에 만료돼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다만,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새 회장 취임 후 후속 인사 성격으로 계열사 수장의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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