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ㅇ…. "'ACE'가 과자도 있고, 침대도 있고 야쿠르트도 있고 여러 이름이 겹치긴 하죠. 하지만 내부에서 가장 인기를 얻은 브랜드이자 저희의 의미를 잘 녹여낼 수 있다는 점, 더욱이 가장 상단에 검색되는 단어라는 점에서 이 브랜드를 키워나갈 만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새 ETF 브랜드 'ACE'에 대한 김찬영 디지털 ETF 마케팅본부장의 자평이다.

15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새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명 'ACE'를 알렸다. '고객 전문가(A Client Expert)'가 되겠단 각오에 '고객 경험 향상(Accelerate Client Experience)'이라는 의미를 더한 이름이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기존 ETF 이름이었던 KINDEX(킨덱스)는 내달 13일부터 사라진다. 2008년부터 회사를 대표한 킨덱스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테지만 배재규 대표의 강경한 의지가 이를 북돋웠다.

배 대표는 "브랜드명 변경과 관련해 회사에서 공모를 진행할 당시 킨덱스와 새 이름 중 투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거절했다"며 "이름은 단순한 브랜드명 변경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ETF 비즈니스 전부를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혁신 의지는 새 브랜드명 발표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배 대표는 검은 정장 일변도인 금융권의 관습에서 벗어나 푸른 재킷의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등장했다.

기존과 다른 신선한 이미지를 꾀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단상에 올라 계획된 프레젠테이션을 줄줄 읊는 대신, 의자에 걸터앉아 편안한 대담을 추구했다. 기존 자산운용사 간담회와 달리 IT 회사 같은 신선함이 느껴졌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브랜드 변경은 물론 상품에 대한 방향성도 뚜렷했다.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로 안정성을 갖추되, 그 저변에 단기 수익률을 좇는 상품으로 재미(fun)를 얻는 투트랙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ETF의 대세가 된 테마형의 경우 변동성을 추구하는 단기 성과 목적이지만 그는 투자의 기본이 되는 안정성 역시 놓치지 않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변화를 더욱 실감케 했던 건 '정면 돌파' 의지다. 후발주자들이 미래와 삼성자산운용의 선두 체제 속에서 틈새시장으로 대응하는 것과 달리,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들과의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미 선두에 오른 상위권 업체와 경쟁적으로 같은 종류의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고객 이해의 차원을 높여 ETF의 판을 다른 방식으로 흔들겠단 각오다. 국내 최초의 ETF를 상장시키는 등 시장과 역사를 함께한 배 대표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배 대표의 이적과 함께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행보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브랜드명이 중요한 ETF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부상은 'ETF 아버지' 배재규 대표의 역량을 다시 한번 보여줄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새 브랜드명을 발표하며 국내 최초의 인덱스 뮤추얼펀드를 설정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펀드 설정 후 미국 911테러 사태로 나스닥 시장이 6.8% 하락하는 사태를 겪었다"며 'ACE' 발표와 동시에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파장으로 금융시장이 급락한 점을 빗댔다. 또 한 번의 나스닥 폭락 사태와 함께 등장한 'ACE'가 한국 ETF 시장에 다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투자금융부 피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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