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3년 만에 대학가를 찾아 미래 인재를 직접 만났다. 공식 석상에 잘 나타나지 않기로 유명한 김남구 회장이지만 드물게 매년 채용 설명회를 챙기는 기업 CEO로 꼽힌다.

채용설명회만 어느덧 20여 년 차라는 설명에서 미래 인재를 향한 그의 기대는 물론 그룹의 '사람' 철학이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으로 대체됐던 채용설명회가 오프라인에서 재개되면서 대학생들과 대담이 펼쳐졌다.

23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달 21일과 22일 이틀간 진행된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서 김남구 회장을 둘러싼 대학생들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미래에셋증권의 '자본력', KB증권의 'IPO 확장 속도감' 등과 차별화되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남구 회장이 고심 끝에 내놓은 답은 '사람'이었다.

다소 진부해 보일 수도 있지만 채용설명회가 열린 고려대학교 총장조차 몇 년 전 두산 이외에는 직접 대학을 방문해 채용설명회를 개최한 CEO가 없었다고 평가하듯 대학생과의 대담 자체가 '사람'이라는 대답의 진정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청사진도 명확히 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의 10년 성장 동력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ESG) 중 환경 부문을 꼽았다.

김 회장은 "사회 부문 채권 발행은 기존에 하던 업무를 조금 바꿔서 하는 것이지만, 환경 쪽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탄소 배출을 감축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이 돈을 자본시장에서 조달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부상한 '환경'에서 IB의 미래를 엿본 것이다. 그는 "탄소배출과 관련해 각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예산으로 그 사업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자본시장에서 이를 도와줘야 하고,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석탄 관련 기업들이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한 데 증권사가 이 부분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는 한국투자증권의 수익성을 지탱하고 있다. 증권산업에서 브로커리지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IB는 증권사들의 든든한 실적 울타리가 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타 증권사 대비 IB 부문의 수익창출력이 더욱 견조하다.

국내 시장에 국한됐던 한국투자증권의 IB는 최근 해외로 뻗어나가기 시작가기 시작했다. 그의 해외 진출의 목표는 '큰 꿈을 가지라'는 미래 인재들을 향한 조언과도 일맥상통했다.

그는 "아시아 최고의 금융회사가 되자고 얘기한 게 1990년도"였다며 "옛날엔 까마득히 보이지 않았는데 이젠 비슷하게 되더라. 꿈을 크게 하고 한 발 한 발 가면 된다"고 밝혔다.

'아시아 넘버원'이라는 그의 목표는 올해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김남구 회장의 지시 아래 외부 인재 수혈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혁신을 꾀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으로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발탁한 데 이어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초대 대표로는 대한투자신탁 출신 김용식 한국투자증권 PF그룹장 전무를 낙점했다. 한국투자증권 IB 파트 역시 각 증권사의 인재 영입에 정신이 없다.

물론 IB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증권사의 든든한 수익원이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부실 가능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부동산 PF 부문에서도 장밋빛 전망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인구 감소에 따라 부동산 사업 수요가 줄어들기보다는 공간에 대한 고급화가 일어날 것이고 그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요즘 아파트 단지 개발을 보면 녹색, 자연환경 보존을 하면서 재건축을 한다. 아파트 재건축이 계속 일어나면서 생활 퀄리티를 높이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현재 부동산 PF가 줄어들고 있으나, 상황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당분간 PF 부문이 어려운 시기를 맞이해도 투자 기회를 유심히 살펴볼 기회라고 여겼다.

김남구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은 전문성을 중시한다"며 "금융사에서 내가 능력을 어디까지 펼칠 수 있는지 도전하고 싶다면 무대를 마련해드리겠다"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피혜림 이수용 기자)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출처: 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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