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테라·루나 사태부터 FTX 파산까지 가상자산 업계가 시끄럽다. 대박 투자처에서 쪽박 위기로 하루아침에 뒤바뀐 가운데 대체 불가 토큰(NFT·Non-Fungible Token)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NFT를 가장 주목하는 산업 중 하나는 엔터테인먼트다. 'NFT 예술가'로 변신한 장재혁 감독 역시 CF계의 거장이자 한류스타 메이커로 불리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뒷받침해왔다. 그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카드, 맥도날드, SKT 등의 CF부터 (여자)아이들과 BTOB,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의 한류스타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서 탄탄한 업력을 쌓았다.

장 감독은 이제 그의 미디어 아트 '삐에로 로랑'을 NFT 작품으로 제작해 예술과 신기술의 만남을 꾀하고 있다.

장재혁 감독은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아트를 구상하다 복제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NFT 예술가로서의 데뷔전을 마쳤다. 입은 웃고 있지만, 눈에는 눈물을 머금고 살아가는 삐에로를 모티프로 한 수십여 점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연 것이다. 그는 해당 작품을 모두 NFT로 발행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건 삐에로다. 삐에로 얼굴을 중심으로 주변부에는 그만의 상상력을 넣어 고정화된 생각으로부터의 탈피를 꾀했다.

그는 "지금은 물감으로 그린 그림만 예술로 취급받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뜨거운 감자로 미술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NFT를 나만의 방식으로 접목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장 감독이 NFT를 주목한 건 대체 불가능성 때문이다.

그는 "미술 업계의 끊임없는 골칫거리 중 하나는 복제품 이슈"라며 "복제품 발생 등으로 인한 가치 하락을 NFT라는 기술이 완벽히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원작과 복제품의 구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NFT가 오리지널리티를 보장해주는 셈이다.

이는 NFT를 결합한 예술품이 무한한 가치를 지니는 배경이기도 하다. 예술 본연의 가치에 NFT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더해지면서 디지털 아티스트 마이크 윈켈만 작가의 작품 '매일: 첫 5000일'은 6천930만 달러(약 783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그의 작품 역시 이미 시장에서 한 차례 평가를 받았다. 지난 7월 삐에로 로랑 NFT 프리세일에 나서 당일 완판을 기록했다. 1차 정식 판매가격은 1이더리움(현 기준 170만 원 선) 수준이었다.

다만 그는 NFT와의 결합으로 작품이 투기성 자산으로 왜곡될 수 있는 점을 경계했다. 이번 전시작을 대형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에 등록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보통 NFT는 오픈씨 등을 통해 판매하지만 앞선 경험상 이는 미술작품이라기보단 코인을 활용한 투기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오프라인 전시나 전용 플랫폼을 통해 판매 또한 대중과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싶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아트 브랜드 '삐에로 로랑'을 NFT로 발행하면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엔터테인먼트나 미술 분야의 경우 NFT 광풍이 불다가 최근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흔들리면서 침체기를 맞은 모습"이라며 "다만 미디어 아트의 경우 복제 리스크 등으로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한 만큼 NFT의 발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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