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SK증권은 당연히 SK그룹의 계열사 아닌가요?"
최근 SK증권 본사 영업직원을 통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에 가입한 개인 투자자 A씨는 깜짝 놀랐다. 그는 그룹의 상징인 행복 날개 로고를 그대로 쓰는 SK증권의 존속성을 믿고 ELB에 투자했다. 대기업 계열사니 망하지 않으리란 믿음이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SK증권은 5년 전 SK그룹에서 계열분리를 단행했다. 순간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떠올린 A씨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최근 금감원에는 A씨와 같이 놀란 투자자들의 민원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와 신용등급 하락 부담 등이 커지면서 이들을 바라보는 개인 투자자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이후 중소형 증권사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 또한 든든한 모회사를 가진 계열 증권사를 주목하고 있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는 증권업계 종사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SK증권의 계열 분리 사실이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증권업에 큰 관심이 없는 개인들까지 이 소식을 인지하기란 쉽지 않다.

SK증권은 2018년 최대 주주가 SK에서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로 변경됐다. 이미 5년 전 계열 분리가 끝났지만, 로고와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사명을 유지하고 있다.

A씨의 분노를 더욱 북돋운 건 상품 가입 당시 SK증권이 계열 분리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브랜드명은 물론, 동일한 로고로 SK그룹 느낌의 신뢰를 누리면서도 이에 대한 미흡한 설명으로 고객을 현혹했다는 지적이다.

'SK'라는 명성을 믿었던 A의 믿음은 결국 산산조각이 났다. 최근 SK증권의 유동성 위기와 신용등급 부담 등이 거론되면서 불안감이 커진 그를 안심시킬 곳은 없었다.

금융당국은 '그런 사항을 미리 고지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 '사용료를 받은 SK에 문의하라'는 답변뿐이었다. SK지주 역시 SK증권과 고객과의 분쟁에 어떠한 권리나 의무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개인 투자자의 눈에 비친 SK증권은 여전히 'SK그룹 계열 증권사'다. 아직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SK증권이 SK그룹 계열사가 아니냐고 묻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고객을 현혹한다'는 그의 억울함을 마냥 외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투자금융부 피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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