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14일(미국시간) 뉴욕증시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옴에 따라 변동성 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시장은 대규모 매도세를 피했다. JP모건은 전날 CPI가 예상보다 높은 6.4~6.5% 범위일 때 S&P 500지수가 1.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대비 0.46% 하락했고, S&P 500지수는 0.03% 밀렸지만, 나스닥은 0.57% 올랐다.

◇ 2년물 국채금리 급등에도 증시는 "근본적 강세 기조"

모건스탠리 투자운용의 앤드류 슬리몬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마켓워치를 통해 CPI 지표가 예상보다 다소 뜨겁게 나온 이후에 2년물 국채금리는 4.6% 부근으로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주가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2년물 금리 급등에도 특히 성장주가 타격을 입지 않은 것을 언급했다.

이날 2년물 미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10.23bp 오른 4.6430%를 나타냈고, 10년물 금리는 4.78bp 오른 3.7351%에 거래됐다. 1bp는 0.01%P이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슬리몬은 이어 국채 수익률 상승이 이날 주가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전반적으로 "그렇게까지 약세로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붕괴"가 예상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경기 방어주가 뒤처지고 있는 것은 시장의 '근본적 강세 기조'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날 미 노동통계국은 1월 CPI가 전월대비 0.5%, 전년대비 6.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4%와 6.2% 상승을 모두 웃도는 것이다. 12월에 전년대비 6.5% 오른 것보다는 0.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보다 0.5%, 전년동월보다 5.6% 올라 역시 예상을 웃돌았다.

◇ 투자자들, CPI 어떻게 소화할지 '갈팡질팡'

찰스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매니징디렉터는 이날 마켓워치를 통해 "사람들이 지표를 어떻게 소화할지 모르는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매우 복합적인 지표를 받아든 것 같다. 이것이 이날 시장이 변동성을 보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지 않으면 주가가 강세를 보이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아마도 전년대비 하락보다 전월대비 상승에 더 집중했을 수 있다면서 지표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폈을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뱅가드 그룹의 앤드류 패터슨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CPI 지표가 "상품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덜 빠르고, 자동차 등의 가격이 정상화되면 앞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 잦아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주거비가 내려갈 가능성을 고려하면 다소 덜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증시에 다소 긍정적인 심리가 부상한 것은 전년대비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 때문일 수 있다고 프레드릭은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6.4%까지 떨어지면서 7개월 연속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패터슨은 CPI 지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해야 할 일이 남았음을 보여준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물가 안정까지는 길고 울퉁불퉁한 길이 펼쳐져 있다"고 말했다.

◇ '끔찍하게 뒤처진' 경기 방어주

모건스탠리의 슬리몬은 성장주 상승세를 쫓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물가 민감 종목으로 더 이동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만큼 "우리가 과거에 봐왔던 것보다 물가는 높은 수준에서 더 영구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주가배수가 높은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업종 등 경기 방어주는 최근 "끔찍하게 뒤처져 있다"고 슬리몬은 지적했다. 올해 S&P 500지수가 7.7% 올랐지만, 필수소비업종은 1.9% 하락했으며, 헬스케어는 2% 넘게 밀렸다.

슬리몬은 올해 임의소비업종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면서 작년에 "호되게 두들겨 맞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상당한 강세장 신호이다. 왜냐하면 나쁜 시장에서는 필수소비업종이 임의소비업종보다 더 오르기 때문"이라면서 산업재와 재료업종, 금융주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오는 3월 기준금리가 25bp 더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슬리몬은 그러나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미래지향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랠리를 펼치기 전에 연준이 "이제 끝났다"라고 말하기까지 기다리면서 앉아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준이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 시장에 진입할 수는 없다. 그때가 되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5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