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관제센터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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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65엑사바이트 vs 6엑사바이트.'

각각 올해 나란히 문을 연 네이버 데이터센터(IDC) '각 세종'과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데이터 저장 용량이다.

국내 양대 플랫폼 공룡 '네카오'라는 이름에 비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규모는 다소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 스토리를 살펴보면 6엑사바이트에 담긴 카카오의 각오 또한 상당해 보인다.

네이버의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각 춘천'으로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연 데 이어 '각 세종'이 이달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각 춘천의 10년간 노하우를 담아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갖췄다.

반면 지난 9월 준공식을 마친 데이터센터 안산은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다. 내년 1분기 중 가동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존재감을 알린 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다. 사용자 규모가 곧 플랫폼의 경쟁력이 되는 만큼 카카오는 메신저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수익화와는 거리를 뒀다.

대신 기업 성장을 위해 외부 투자를 적극 활용했다. 주요 자회사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해 투자가로부터 펀딩받는 형태로 몸집을 키웠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도 외형 확장을 이끌었다. 포털 사이트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 등을 벌어들여 온 것은 물론, 한동안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보였던 네이버와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결국 자금력 등이 부족했던 만큼 카카오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IT 산업 관련 기반 시설 투자 등에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카카오 역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자 데이터센터 투자에 관심을 높였다. 2018년 첫 IDC인 데이터센터 안산 설립을 추진했다. 이후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제2 데이터센터를 짓고자 했으나 이 프로젝트는 결국 무산됐다.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논란 속에서 데이터센터 안산도 이러한 분위기를 피하진 못하고 있다. 공사 업체 선정과 관련해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내부 감사에 돌입한 상태다.

데이터센터 안산에 대한 잡음이 이어지곤 있지만 네이버의 뒤를 이어 카카오까지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성했다는 의미까진 퇴색하긴 어려워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해 자체 데이터센터의 빈자리를 크게 드러냈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일어나면서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백업 시스템을 통해 4시간 만에 복구한 네이버와 달리, 정상화까지 일주일이 걸리면서 더욱 비판받았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데이터센터 구축은 카카오의 존폐를 가르는 중요한 일"이라며 "10년 전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준비했던 네이버나 글로벌 기업처럼 카카오도 이와 같은 수준에 다다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첫 자체 데이터센터 투자의 결실은 내년 1분기 데이터센터 안산 가동과 함께 드러날 전망이다. 외부 투자 등을 활용한 사업다각화로 대표됐던 과거의 모습에 IT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내실 있는 성장까지 더해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수익 창출 및 투자 등을 통한 성장 스토리가 달랐던 터라 그들의 이후 행보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쉽지 않다"며 "카카오가 내실 다지기에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에는 모멘텀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금융부 피혜림 기자)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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