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올해 3분기에는 실적 악화로 자금 수혈이 급해진 기업들이 유상증자 시장을 다수 찾았다.

실적 악화 등으로 회사채 발행과 은행 대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수월하지 않자, 증자 시장에 더 의존한 모습이다.

2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의 '증권사별 유상증자 주관종목(화면번호 8419)'에 따르면 올 3분기에 유증에 나선 17개 기업 중 82%인 14곳은 운영ㆍ시설자금 등 유동성 확충을 위해 증자를 실시했다.

그 결과 3분기 유증 시장규모도 1조5천225억원(주관금액)으로 작년 같은 기간(3천840억원)보다 4배가량 커졌다.

올해 들어 실물경기 침체의 여파가 깊어지면서 자금수혈이 필요한 기업들이 늘어났다.

이들 기업 중에는 이미 재무구조가 악화되기 시작한 곳이 많다 보니, 신용이 중요한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대출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기업 입장에서도 '빚'으로 잡히는 회사채나 대출로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기보다는 '자본'으로 잡히는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자에 나서는 곳 중에는 자금조달이 급한 곳이 많다"며 "이들로서는 차입이나 회사채 등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어 증자가 좋은 대안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3분기에 증자를 한 기업 중 하나인 대성산업은 지난 5월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으로부터 5천억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올 상반기 1천7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부채비율이 576.3%(6월 말 연결기준)에 달하자, 지난 7월 526억원 규모의 증자를 시행했다.

작년 종합패션그룹인 형지에 편입된 우성I&C도 차입금 상환과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지난 7월 126억원 규모의 신주 100만주를 발행했다.

흥아해운 역시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부채비율이 319%에 달하자 지난 8월 162억원 규모의 유증에 나섰다.

증권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경우에는 업황 악화로 돈이 급해져도 회사채 등을 발행해 원하는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다고 보니 최근 비교적 안정적인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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