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은행권의 공사채 매수세가 예년에 비해 크게 확대되면서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 장외채권거래/잔고에 따르면 올해 은행들은 공사채를 33조8천93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이들의 전체 채권 순매수액(108조4천379억 원) 가운데 31.3%를 차지한다.

작년 한 해 은행들의 공사채 매수 비중이 20.2%, 재작년은 17.3% 등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그 비중은 크게 상승했다.

올해 절대적인 순매수액 규모 역시 작년 전체 공사채 순매수액(35조6천839억 원)에 근접하면서 그 차이가 약 1조8천억 원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은행들의 공사채 순매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배경 중 하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은행권의 대출이 급증한 점이 손꼽힌다.

최근 코로나19로 가계를 비롯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이 급증하고 각종 대출 만기까지 연장되면서 은행 건전성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본 건전성 규제인 바젤Ⅲ 조기 시행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와 기업 대출의 신용리스크 산출 기준 등이 완화했지만 실제 건전성 개선과는 별개라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은 4.1%를 기록했다. 자본 증가율 2.8%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금감원은 국내 은행과 은행 지주의 자본 비율 등은 양호한 수준으로 대출 증가에도 충분한 자본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8월 31일 송고한 ''코로나 대출'에 은행 위험가중자산 68조 늘었다 제하 기사 참고)

이 가운데 은행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량한 공사채에 대한 투자 매력은 부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공사채는 안정적이면서 국고채보다 금리 스프레드가 높다"며 "우량한 공사채는 위험가중치가 0%인 경우가 많아 스프레드에 따른 판단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지난 코로나19에 따른 한국은행의 정책 대응 일환으예년과 비교해로 공사채가 적격담보증권에 포함된 점도 공사채 투자 유인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내년 3월 말까지 RP 매매대상 증권에 주요 8개 공공기관과 예금보험공사가 발행하는 채권을 추가하기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은이 국고채와 통안채, 정부보증채만 RP 담보로 받아주다가 공사채까지 인정해주면서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도 공사채를 많이 매수했다"며 "(은행은) 공사채 중에서 BIS 비율이나 LCR 규제에 도움이 되는 채권을 많이 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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