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국은행이 전액공급방식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금융시장에 공급한 유동성의 만기가 모두 도래했다. 이로써 무제한 RP 매입 제도 운용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책 대응이 자금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고, 현 상황에서 제도 종료에 따른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 대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잠재적 리스크가 우려되는 만큼 연장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에는 전액 방식으로 매입한 91일물 RP 7천400억 원 규모의 환매도가 예정돼있다.

이는 한은이 지난 7월 무제한 RP 매입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으면서 7월 28일에 진행된 마지막 회차에서 낙찰된 금액이다.

한은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시장의 수요에 맞춰 유동성을 전액 공급하는 무제한 RP 매입 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7월 한 달 간 한 차례 제도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 총 19조4천300여 억원 규모의 RP 매입분이 낙찰됐다.

첫 입찰에서 가장 많은 금액인 5조2천500억 원가량이 공급됐고, 이후에 자금 사정이 점차 나아지면서 응찰액이 없는 상황도 두 차례 있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의 무제한 RP 매입 조치가 그간의 정책 수단에 비하면 한발 더 나아간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한은의 발 빠른 정책 대응과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택한 점 등이 시장 안정에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무제한 RP 매입은) 시장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충분히 했다"며 "정책 타이밍이나 금액, 무엇보다 무제한이라는 방식에 내포된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무제한 RP 매입 시작을 발표하면서 시장이 안정세를 찾기 시작해 도움을 줬다고 봐도 충분하다"며 "자금시장에서 완충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 금리가 상승하는 계절성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무제한 RP 매입이 끝나면서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금시장이 안정을 되찾았지만, 제도 종료에 따른 아쉬움을 나타낸 의견도 있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자금 시장 상황이 좋아서 무제한 RP 매입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 같지만 당장 미 대선이 있다"며 "어차피 담보 채권이 있는 레포 거래인데 코로나 백신이 나오고 안정될 때까지 3~6개월 안전막으로 그냥 두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7월에 이어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권태용 한은 시장운영팀장은 "시장이 비교적 조용해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불안 상황이 오면 언제든 연장할 수 있다"며 "이전처럼 기간을 정해 몇 개월 연장하거나 일회성으로 비정례적 입찰하는 등 불안의 정도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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