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첫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앞둔 채권시장에서 해당구간 대차 물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입찰에 대비한 대차 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란 해석과 함께 국채선물 시장에서 대차와 엮인 포지션에도 변동성이 뒤따라 찾아올지 주목된다.

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고 30년 지표물 20-2호 대차 잔고는 3조1천71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규모 면에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발행 잔액 대비 대차 비율 역시 8.4%로, 당시 지표물이 10조 원 넘게 발행된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18년 1월 이후에 가장 높다.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앞두고 국고채 전문딜러(PD)를 중심으로 인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차 수요 등이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예정된 입찰 물량이 3조1천5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차 규모는 이를 상회한다.

우선 대차 잔고가 풍부한 점은 이번 30년물 입찰의 강세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달 발행예정 물량이 시장 예상보다 적은데, 장기투자기관(장투기관)뿐만 아니라 대차를 상환하려는 수요가 입찰에 몰리면서 입찰 호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최근 30년물 대차 잔고가 3조 원을 넘는 등 상당하다"며 "작년 초처럼 대차 상환 수요 등이 합쳐진다면 입찰일을 기점으로 커브는 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분기 동안에 본드 포워드 수요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입찰 물량이 생각보다 적다"며 "이미 대차를 많이 해둔 만큼 이를 상환하려는 수요가 들어오면 입찰은 잘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운용역은 "포지션을 풀면서 변동성은 있겠지만 추세를 바꿀 만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권시장이 한 시간 늦은 10시에 개장하는 만큼 전약후강 흐름을 예상하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기존 대차 거래와 함께 현물과 국채선물 매매 등을 통해 헤지해 둔 포지션에도 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개인적으로 입찰에 대응할 준비 시간이 1시간 밖에 없어 아침에는 초장기물과 10년 국채선물 매도가 나올 수 있다"며 "입찰 이후에 강세가 나타나는 전약후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은 대차 거래와 국채선물 매수 등 다양한 방식을 엮어서 입찰에 대비한다"며 "30년물 입찰이 일정상 첫 주로 바뀐 점도 변동성을 키울 만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장투기관의 매수 레벨이 변화했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향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현재 30년물 금리가 1.8%대 언저리로 금리 레벨이 높고 물량도 많지 않게 느껴진다"며 "대차 숏포지션이 많은데 지난 12월에 옵션이 없어 이익을 얻지 못한 쪽에서 연초를 맞아 물량을 채우면서 옵션 행사를 염두에 두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해가 바뀌면서 기관들이 매수 레벨을 새로 잡았을 것"이라며 "작년에는 금리가 하락하는 결이었지만 올해는 약보합 정도로 보고 있어 매입 금리가 상승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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