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동성 흡수 역대 최대…월초 RP매각 27.5조

단기자금 초강세, 운용사 MMF는 수익률 하락 부담 가중

해외예담 ABCP 금리 높은데, 헤드라인 리스크가 발목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단기물 투자를 향한 머니마켓펀드(MMF) 등 시장 참가자들의 수익률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유동성 강세에 단기물의 수익률은 내리막을 걷는 와중에, 해외예금 담보ABCP 등 고금리 상품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다는 점도 어려움을 가중하는 모습이다.

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레포금리는 0.30%를 기록했다. 지난 1일과 2일에는 각각 0.47%와 0.32%로 내리면서 연중 최저 수준에 가까워졌다.

현 기준금리(0.50%)와 비교해도 20bp가량 낮을 만큼 초강세가 뚜렷하다.

분기 말을 앞둔 은행들의 보수적인 자금 운용에 더해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주말을 끼고 이뤄지면서 단기자금 잉여세가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도 월초부터 대규모 유동성 흡수에 나섰다.

한은이 지난 1일에 실시한 7일물 RP매각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5천억 원이 낙찰됐다. 응찰액만 145조4천억 원이 몰렸다. 응찰액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단기 유동성이 넘치면서 단기물 시장은 초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크레디트물에 대한 인기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대부분 구간에서 금리가 계속해 오르면서 다들 연내물로 대피하고 있다"며 "(전일) 그나마 국채만큼 안전한데 스프레드가 높은 시중은행채와 특수은행채는 수요가 몰리면서 +2원, +3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단기물 거래가 엄청 강하게 된다"며 "1년짜리 금리가 좋은 해외예담은 최근에 스와프 포인트가 개선되면서 추가 발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MMF를 비롯한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2018년 카타르국립은행(QNB) 펀드런 사태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 해외예담 투자에 망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2018년 당시에는 터키와 러시아, 미국 간의 외교적 갈등이 터키발 금융불안으로 번지면서, 터키 파이낸스뱅크를 자회사로 둔 QNB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

국내에서도 QNB ABCP 편입 MMF를 향한 환매 요청이 쇄도하면서 크레디트물 전반의 약세로 이어지기도 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해외예담 금리는 엄청 좋은데, 운용사 중에 담을 수 있는 기관이 많지 않다"며 "내부에서 논의해 겨우 담는 정도라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QNB 사태 당시에도 펀더멘털상 문제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대규모 환매가 발생했다"며 "실질적인 문제는 없는데 수익자로부터 이의제기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가오는 7일 지급준비일(지준일)을 넘기면서 단기 유동성 잉여세는 점차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단기물은 월초 분기초 강세를 넘어설 정도로 비이성적으로 강하다"며 "지금 담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일단 지준 마감일까지는 레포 금리가 낮을 것 같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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