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올해 1분기 채권재분류를 통해 지급여력(RBC)비율 관리에 나섰던 현대해상이 최근에는 후순위채 발행까지 검토하며 이러한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내달 초를 목표로 2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는 오는 2023년 도입될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RBC비율을 관리하려는 차원이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은 190%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4%포인트(p)가량 하락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는 업계 평균은 물론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같은기간 손보업계 평균 RBC비율은 240%다. 아울러 업계 1위인 삼성화재(RBC비율 301%)는 물론 DB손해보험(208%), 메리츠화재(211%) 등과 비교해도 격차는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 2017~2018년 집중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선 뒤 한동안 후순위채 시장을 찾지 않았다"며 "다만, 최근 RBC비율이 소폭 떨어진 데다 후순위채 만기까지 다가오고 있어 자본확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해상은 5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8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지난 2015년에 발행한 1천350억원의 7년물 후순위채는 내년 중 만기를 맞는다. 같은 시기에 발행한 10년물 1천700억원 또한 5년 이상이 지나 매년 20%씩 자본에서 차감되고 있다.

아울러 2017년 발행한 5천억원의 후순위채 또한 차감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자본확충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현대해상이 2조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 계정으로 옮긴 것도 RBC비율을 미리 관리하려는 차원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채권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간 탓에 채권평가손실이 커져 RBC비율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출산 등 큰 틀에서 업황이 악화한 탓에 최근 수년간 보험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은 둔화하는 추세"라며 "다만, 최근 실적이 반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투자자 확보 자체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경쟁사인 메리츠화재 또한 최근 2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면서 총 2천100억원의 수요를 확보, 목표했던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의 적용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최근 채권평가손실 등으로 RBC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져 자본확충을 고민하는 보험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며 "향후에도 비교적 간편한 방법인 후순위채에 보험사들의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래에셋생명(1천500억원)과 KB손해보험(8천억원), 푸본현대생명(1천500억원) 등도 후순위채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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