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전략적 환오픈 변화
전략·전술적 최대 15% 환헤지 가능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노요빈 이규선 기자 =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투자에서 외환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한시적으로 상향하기로 16일 결정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기존에 가능한 전술적 외환익스포저인 5%를 더해 해외자산의 최대 15%까지 환헤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적 공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환헤지 물량이 출회하는 여부에 주목하면서도, 최근 1,300원 안팎으로 달러-원 환율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선반영된 재료라고 해석했다.

◇ 국민연금, 외환당국 요청 수용…전략적 환헤지 최대 10%로

이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기존에 환헤지 비율을 현행 0%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10%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최근 외환시장의 불안이 높아진 상황에서 환율 급등 이후 안정화 국면에 따른 환 손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연금은 전술적 외환익스포저로 5%까지 헤지할 수 있었다.

또한 연금은 해외주식의 전략적자산배분 허용범위를 현행 1.5%P(포인트)에서 3.0%p로 확대하는 내용의 해외투자정책 조정방안도 의결했다. 이로써 자산가격 변화로 목표 비중이 이탈했을 때 허용하는 범위가 늘어났다.

이는 외환당국이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 투자기관 등을 향해 해외투자계획 조정 및 환헤지 비율 확대를 요청한 데 따른 결정이다.

◇ 서울환시, 연금 역할 변화 주목…"환헤지 실행이 관건"

시장 참가자들은 국민연금의 역할 변화에 주목했다. 그동안 연금은 상황에 따라 필요시에 수억 달러를 한꺼번에 사들이는 대형 매수 주체로 꼽혔다.

다만 이번 환헤지 비율 상향 조치로 연금이 시장에서의 역할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9월 말 기준 연금은 해외자산의 5% 내로 가능한 전술적 환헤지를 약 1.3% 규모인 43억5천만 달러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연금은 10월 중에 한국은행과 FX(외환) 스와프를 체결한 이후 시장 외에 조달 규모를 늘리면서 전술적 허용 범위 내에서 상당 부분 환헤지를 나서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실제 환헤지 카드를 얼마나 실행할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환율이 고점(1,444원) 대비 하락하는 과정에서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연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10%까지 한시적으로' 전략적 헤지 포지션을 상향 조정한다면서, 실제 헤지 단행 규모에 대한 유연성을 열어뒀다.

A은행의 한 딜러는 "전략적 환헤지 비중을 올린다고 해도, 현재 5% 한도가 있는 것도 다 쓰고 있지 않다"며 "당장 시장에 플로우가 나오는 걸로 확인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B은행의 한 딜러는 "연기금의 환헤지 기대는 지난달 원화 강세 베팅에 포함돼 시장엔 선반영된 것 같다"며 "세부안 발표와 실제 물량이 나와봐야 할 텐데, 원화에 추가 강세 요인으로 강하게 작용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연금의 환헤지 정책 변화가 스와프 시장 등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C은행의 딜러는 "연간으로 헤지 물량이 추가된다면 은행에서도 크레디트 라인을 확보해 선물환을 받아줘야 한다"며 "결국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할 텐데, 스와프에 불안 요소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당국은 연금의 환헤지 증가로 외화자금시장의 달러 수요가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적지 않은 규모의 선물환 매도가 발생하면 외화자금시장에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당국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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