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2023년 계묘년을 강타할 블랙스완 이벤트로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이 꼽힌다.

시장 기대와 달리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경우 금리는 불가피하게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 하이퍼 인플레는 다르다…쉽게 꺾이지 않아

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7%를 웃돌 정도로 가팔랐을 경우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지아 국립은행(National Bank of Georgia)의 금융시장 헤드인 살로메 스히틀라제가 지난 1950년부터 2022년까지 선진국 인플레 사이클을 조사한 결과다.

작년 10월 7%대로 떨어져 정점 기대를 키웠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초 방향을 틀었다.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추가 하락을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실망했다.

연준의 긴축 속도 둔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인플레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기대 인플레도 소폭 반등했다. 연준 대응이 인플레 제어에 충분치 않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역사적 선진국 인플레 사이클 추이
조지아국립은행, Fred 등

 


◇ 임금-물가 연쇄작용 현실화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임금 증가세가 문제였다. 고용시장을 떠났던 고령층은 시간이 지나도 복귀하지 않았고, 이민자 유입도 저조했다.

특히 서비스업 중심으로 가파른 임금 증가세가 지속했다. 대면접촉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되면서 서비스업 임금 증가세를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미국에서만 109만 명 목숨을 앗은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강력했다. 주택과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에도 은퇴 인구는 좀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고용시장에서 오는 수요 측 인플레 상방 압력이 계속되고, 연초 효과에 자산 가격도 반등 조짐을 보였다.

 

 

 

 

미국 임금 증가율 추이
댈러스연은 등

 


◇ 다시 속도 내는 연준…1970년대 실패 답습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서는 긴축 속도가 다시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른바 'slow and fast' 우려다.

1970년대 통화 긴축을 조기 종료했다가 재개한 'stop and go' 실패를 경계했지만 이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3월 FOMC가 끝나고 공개된 점도표에서 높아진 최종금리 상단을 확인하자 한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미국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는 5.1%에서 5.5%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도 1월 3.50%까지 기준금리를 올린 후 동결을 지속하려던 계획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커졌다.

연준의 긴축 가속에 달러화는 다시 급격한 강세를 나타냈고, 한은의 정책 여지는 축소했다. 작년 10월 빅스텝(50bp 인상)에 나서야만 했던 상황이 재현됐다.

대내적으론 전기료 대폭 인상 등에 따른 가격 전이 효과가 이어지면서 인플레 대응을 촉구했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은 가상 시나리오다. 현재 시장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지만, 인플레는 여전히 상존하는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다.

◇ 인플레 일타강사들의 이어지는 경고

실제 이번 인플레 장에서 적중도가 높았던 구루(guru:영적인 지도자 혹은 스승)들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내 직감으론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수록 연준이 더 강하게 움직이는 게 적절하다"며 "연준은 향후에도 계속해서 인플레 목표를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올리비에 블랑샤드는 트위터에서 "인플레이션은 근본적으로 회사 또는 근로자 간 분배 갈등의 결과물이다"며 "따라서 오직 참가자들이 결과를 수용하도록 강요받을 때만 멈춘다"고 강조했다.

 

 

 

 

기대인플레에 후행하는 임금증가 전망
캔자스시티연은 등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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