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통화 동조화 VS 역외 숏 베팅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단숨에 1,300원 선을 가시권에 둔 달러-원 환율 하락세와 다른 통화별 움직임을 비교하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와 다른 통화가 시간차를 두고 연동하는 이른바 '키맞추기'로 자연스러운 동조화라는 해석과 역외 포지션 베팅에 따른 변동성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달러-원 환율은 9.50원 내린 1,310.30원으로 마감했다. 직전 2거래일 동안 20원 넘게 급락했다.

이로써 한 달 남짓 계속된 1,320~1,340원 박스권을 빠르게 벗어났다.

직전 2거래일 동안 원화는 주요 통화에 비해 강세가 가팔랐다. 다만 원화보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가 먼저 반등해 이를 뒤늦게 따라갔다는 진단이 나온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화면번호 2116번)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부터 전일까지 원화는 1.57% 가치가 절상됐다. 엔화만 0.78% 절상됐고, 나머지 통화는 강보합 내지 약보합에 그쳤다.

반면 기간을 넓혀 이달 중에는 원화가 달러 대비 1.62%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엔화(2.02%)와 유로화(1.07%), 호주달러(1.75%) 강세와 큰 차이가 없다.

위안화도 주목할 만한 변수로 꼽힌다.

통상 원화는 위안화 움직임에 긴밀하게 영향을 받았다. 그동안 위안화 부진에 원화도 약세를 받다가 최근 주요 통화에 연동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워낙 달러-원은 레인지에 갇혀 있었다"며 "하단이 뚫리면서 작년 말처럼 급하게 다른 통화 움직임을 따라가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통화별 등락(화면번호 2116번)

 


반면 역외 중심의 매도세가 원화 변동성을 키웠다는 진단도 있다.

지난주 롱(매수) 포지션 청산에 이어 숏(매도) 베팅이 강하게 유입하며 달러-원 수급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화를 주요 통화가 아닌 아시아 신흥국 통화와 비교하면 변동성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중 싱가포르달러(1.14%)와 대만 달러(0.62%)와 비교하면 원화의 절상 폭은 1.6%대로 과도한 측면이 확인된다.

한 외환시장의 전문가는 "역내 결제가 우위를 보여도 역외 매도가 강했다"라며 "(전일) 재료는 없는데 원화만 다른 통화와 달리 낙폭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동조화 가능성에 "원화는 유로화나 엔화와 비교하면 안 된다"며 "기축통화에 가까운 선진국 통화와 비교할 만한 체급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딜러는 "증권사보다 역외 숏(매도) 플레이가 확실히 많았다"라며 "하방 위험성을 열어두고 미국 물가 지표를 대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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