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이번 주(18~22일) 달러-원 환율은 한동안 익숙했던 1,330원대 박스권 장세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더딘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을 키운 상황에서 주요국 통화정책 회의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일본은행(BOJ) 등 여타 중앙은행보다 매파적인 성향을 보일 경우에 달러-원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뉴욕 증시를 이끌던 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주춤한 틈에 위험회피 심리에 연동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11~15일) 달러-원 환율 틱 차트

 


◇ 끈질긴 인플레이션…달러-원, 단숨에 1,330원대 급반등

지난주 달러-원은 전주 대비 10.70원 상승한 1,330.50원으로 마감했다.

최신 미국 물가 지표는 한 주 만에 시장 흐름을 뒤바꿨다.

예상치를 상회한 미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인플레이션 불안에 기름을 부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약화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41.2%를 기록했다. 한 주 전(26.6%)보다 상승했다.

일주일 전 미국 실업률 지표가 악화하면서 미국 금리와 달러가 하락한 흐름을 모두 되돌렸다. 같은 기간 미국 국채 금리는 장·단기 모두 20bp 넘게 뛰었다. 달러 가치도 급반등했다.

달러-원은 한 달 넘게 갇힌 박스권(1,320~1,340원)에 복귀했다.

종가 기준 1,310원대를 저점으로 1,330원대로 급반등했다.

주변국 통화로는 엔화도 빠르게 강세를 반납하는 한 주를 보냈다.

지난주 달러-엔 환율은 146엔대로 출발해 149엔대로 올라섰다. 일본은행(BOJ)이 임금 인상 소식 등에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난다고 해도 금리 인상 속도가 연준보다 더딜 것이라는 실망감 때문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번 주 BOJ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 걸로 보이나, 금리 인상 폭(0.10%)이 미미하다"며 "오히려 차익시현 매물로 엔화 강세보다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BOJ는 오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금리 정책을 결정한다.

미 하원 청문회서 발언하는 파월

 


◇ 또 美금리 인하 더 멀어지나…점도표 예의주시

이번 주에는 오는 19~20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가 주요 이벤트로 꼽힌다.

최대 관심사는 연준이 공개하는 점도표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올해 점도표상 금리 인하 횟수가 작년 12월에 예상한 3회에서 줄어들지 주시하고 있다.

또 연준이 생각하는 중립금리 수준도 공개된다. 일부 연준의 관계자는 경제가 냉각되지 않는 이유로 예상보다 높은 중립금리 탓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신 미국 물가와 소비 등 경제 지표도 강세 일색이다. 매파적 위원들 목소리가 힘을 받기에 좋은 상황으로 평가된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경제 지표가 워낙 강하다"며 "점도표상 연말 목표 금리는 4.80%로 인하 횟수가 한 번 정도 줄어들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초에 비해 미국 금리가 많이 올랐다"며 "일부 FOMC를 선반영해서 추가로 금리가 많이 오르진 않고 불확실성 해소로 반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박스권서 추가 지표 대기할까…"증시 변수"

연준이 금리 인하 기대를 열어두는 한 FOMC 결과보다 지표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달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지속해 내려가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지만, 금리를 인하하기 전 물가가 2%까지 내려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파월 의장은 "금리를 인하하기 위한 자신감을 가질 때까지는 머지않았다"고 언급했다.

백석현 연구원은 "이번(3월) 점도표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라며 "다만 현재로선 환율이 FOMC 결과로 많이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에 대한 믿음이 살짝 흔들리는 정도이지 완전히 상황이 뒤집힌 건 아니다"며 "추가로 방향성이 강하게 나오려면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이번 주 달러-원 레인지를 1,320~1,340원으로 예상했다.

FOMC 결과를 확인한 증시 움직임도 관심사다.

뉴욕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주춤해도 별다른 조정을 받지 않았다.

뉴욕 3대 지수는 2주 연속 하락했지만, 조정 폭은 매주 1% 안팎에 그쳤다.

문 연구원은 "증시가 FOMC를 소화하면서 (약세를) 회복한다면 달러-원은 1,320원대로 내려올 것"이라며 "반면 미국과 국내 증시가 흔들리면 1,340~1,350원 사이를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 이번 주 주목할 대내외 이벤트는

주요국에서는 통화정책 회의가 다수 열린다. BOJ는 오는 18~19일, 연준은 19~20일에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호주중앙은행(RBA)은 19일, 잉글랜드은행(BOE)은 21일에 금리 결정에 나선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한다.

경제 지표는 18일 중국의 1~2월 소매판매와 고정자산투자, 산업생산이 나온다.

20일은 독일과 영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21일은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한국은행은 19일 2024년 2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내놓는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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