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주요 통화정책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엔-원 환율이 연저점을 경신했다. 앞으로 달러-원 환율이 하락 시도를 하면서 지지력을 가늠할 재료가 될지 주목된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주요통화 재정환율 일별추이(화면번호 6426)에 따르면 전일 엔-원 환율은 880원 선을 하향 돌파했다. 작년 12월 초 이후 처음이다.

이번 주 대형 이벤트로 꼽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소화한 후에 엔화와 원화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최신 인플레이션 지표 충격에도 FOMC는 연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최신 물가가 "울퉁불퉁한(bumpy)" 경로일 뿐이지 둔화하는 추세가 달라진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FOMC는 달러 약세를 가져왔다.

이에 달러-원 환율은 전일 17원 넘게 급락했다. 박스권 상단인 1,340원을 위협하다가 단숨에 1,322원으로 내려왔다.

반면 달러-엔은 151엔대에서 150엔대 후반으로 소폭 후퇴했다.

이보다 앞선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결정에도 완화적인 정책 기대를 유지해 엔화 반등에 발목을 잡았다.

엔-원 환율이 가파른 낙폭을 기록해 871원대로 연저점을 경신했다.

엔-원 환율(적)과 달러-원(청) 환율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번)

시장참가자들은 단기적인 하락 추세를 형성한 달러-원 하락세를 두고 엔-원의 저점 매수세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BOJ의 정책 전환에도 원화가 급강세를 보일 경우 엔-원 하단이 차트상에 기술적 지지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은 BOJ가 기대한 만큼 정책 전환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로선 달러-원이 아래쪽으로 열려 있지만, 엔-원 환율이 체감상 너무 낮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BOJ가 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완화적 스탠스"라며 "달러 대비 두 통화(원화, 엔화)를 비교하면 원화가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하루만 보면 엔-원 하락 폭이 과할 수 있다"면서도 "종종 엔-원은 내릴 때 이틀 연속으로 20원씩 잘 내려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엔화를 둘러싼 전망은 양방향으로 팽팽하다. BOJ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달러-엔은 이미 151엔을 넘어 기존에 실개입 경계감이 강한 수준까지 진입했다. 만약 엔화가 실개입으로 반등할 경우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반면 통화정책 전환에도 엔화 약세를 더 용인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엔-원 하락 압력이 계속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올 유인이 커진다.

은행 딜러는 "달러-엔이 구두개입성 멘트가 나와야 할 레벨인데도 조용하다"며 "어느 레벨을 염두에 두고 있을지 몰라서 지금 방향을 틀기에도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딜러는 "엔-원은 870엔대면 연저점"이라며 "달러-엔은 구두개입이 있었던 레벨로 실개입이 나오면 달러-원도 영향을 받을 텐데 얼마나 연동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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