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해외투자 열풍이 재연될 조짐을 보여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로 환전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려들고 있다. 국내 주식 대비 해외 주식에 대한 개인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연고점 1,346.70원에 다가선 달러-원 수급에 부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중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7억2천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14억7천400만 달러)보다 순매수 규모가 더 늘어났다.

월간으로 순매수 규모가 10억 달러를 넘은 건 지난 2022년 5월(18억6천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공모 해외투자 펀드 규모는 92조8천6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2월) 초에 비해 10.12%인 8조5천311억 원 늘어났다.

미국 주식 순매수 추이
출처: 예탁결제원 세이브로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해외투자 열기는 높아졌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가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다. 연초 이후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대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5%대 오르며 상승 폭이 3분의 1에 그쳤다.

개인들의 해외 주식 선호는 한층 뚜렷해졌다. 과거만 해도 미국 증시에 순매수가 몰린 기간에 국내 증시도 순매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 주식 순매수가 집중된 2021년 11월~2022년 5월(166억 달러)과 2020년 7월~2021년 4월(241억 달러)에 개인은 코스피를 각각 8조 원과 59조 원 사들였다.

반면 올해 2월과 3월엔 개인들이 코스피를 각각 8조 원과 4조 원 넘게 팔았다.

국내 주식을 팔고 해외 주식으로 갈아타는 수요까지 가세한 걸로 해석된다.

공모 해외투자 펀드 설정액 및 증감 추이
출처: 금융투자협회

이러한 해외투자 열풍은 최근 박스권에 갇힌 달러-원 환율이 좀처럼 내려가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어느덧 익숙해진 해외 투자로 달러-원 환율이 내려갈 때 미리 환전하는 수요가 유입하면서 견고한 매수세로 자리 잡은 걸로 전해졌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연초부터 주식 투자와 맞물려 (달러로) 환전하는 물량이 체감할 만큼 늘었다"며 "요즘에는 개인들도 투자를 크게 하면서 환율 하락을 막는 해외투자 수요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 환율이 박스권에 있다 보니 조금 1,330원 밑으로 내려올 때 달러를 사려는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의 딜러는 "최근 한 달 사이에 환전 물량이 확실히 좀 늘었다"라며 "야간도 그렇고 주간 시간에 처리할 물량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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