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가팔리지면서 금융당국이 밀착 모니터링에 들어간다.

최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 시기를 돌연 연기하면서 막판 '영끌'을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자 당국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천723억원이다.

전월과 비교하면 5조3천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증가분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줬다.

이렇다 보니 은행권 안팎에선 당국의 스트레스 DSR 2단계 연장 조치가 주담대 급증의 원인 중 하나라는 해석들이 나왔다.

하지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6월 말께 주담대 신청이 크게 늘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이는 이달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미리 대출 계획을 세웠던 차주들의 수요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이미 두 달 연기가 된 상황에서 지난달에 막차 수요가 몰렸다고 보는 것엔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주담대의 경우 통상 1~2달가량의 준비 기간을 거쳐 신청하는 만큼, 정책 발표 직후 일주일 내에 수요가 몰렸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서는 이미 경계감을 갖고 밀착 관리하고 있다"며 "관리 기조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수단들도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시장금리가 크게 낮아진 점과 계절적 수요, 부동산 매수 심리가 회복된 점 등이 맞물려 주담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6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과 견줬을 땐 16조원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는 올해 초 금융당국에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1.5~2.0%)도 크게 상회한다.

이렇다 보니 자체적으로 '속도조절'에 나서는 은행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부동산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13%포인트(p) 올리기로 했다. 2%대로 내려온 주담대 금리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를 고려하면 국민은행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의 경우 3.65∼5.05%에서 3.78∼5.18%로, 혼합형(주기형)의 경우 3.00∼4.40%에서 3.13∼4.53%로 높아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의 가계부채 추세와 금융당국의 경계감 등을 고려하면 조만간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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