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이수용 기자 = 최근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폭증하는 가운데 고정금리 성격의 주기형 주담대 규모가 크게 늘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으로 주기형 대출의 한도가 더 유리할뿐더러, 금융당국이 연말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30%로 맞추라고 주문하면서 대출 장기화가 이뤄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지난달 신규로 취급한 주담대 중 주기형 대출의 비중은 73.2%에 달했다.

주기형 대출 비중은 올해 초 주담대 신규 취급액 중 42.8% 수준이었으나 지난 3월 60%대로 오른 뒤 70%대를 유지하면서 주담대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주기형 주담대가 대폭 늘어난 배경엔 스트레스 DSR이 자리한다.

주기형 대출은 5년을 주기로 금리가 결정되는 고정금리 성격의 대출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DSR 적용에도 변동성 주담대 및 혼합형 주담대보다 더 많은 한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DSR 적용 이후 소득 5천만원인 차주가 만기 30년의 주담대를 받는다면 변동금리 대출은 3억1천500만원, 혼합형 대출은 3억2천만원, 주기형 대출은 3억2천500만원이 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에서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을 위해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을 올해 30%까지 맞추라고 주문하면서 은행권에서도 주기형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가계부채 만기 장기화를 주문하면서 주기형을 주로 안내했다"며 "주기형 주담대가 한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금리 변동에 따라 차주들도 주기형 대출을 더 선호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대부분이 분할 상환이기 때문에 신규 취급이 조금 줄면 가계부채 규모도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면서도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는 상황에서 차주의 대출 수요가 커지며 주담대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가계부채가 늘어났지만, 고정금리 성격의 대출이 늘면서 금융당국에서도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주기형 상품으로 주담대를 취급하고 기존 변동금리성 상품이 분할 상환된다면 과거와 같은 급작스러운 금리 변동에도 차주의 이자 부담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주담대 증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소폭 올렸고, 타 은행들도 시장 상황을 보며 금리 정책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고정금리 대출로 주기형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데 금리 안정성을 높일 수 있으니 나쁘진 않은 상황"이라며 "완전 고정금리 상품이 없는 상황에서 은행의 장기 조달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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